[메디컬 라이브] 하루 5초만 투자하면 건강해지는 방법
입력 2021.08.12 00:00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회사들은 환자 질병 관리 사업을 벌인다. 보험사 고객 환자 상태가 안 좋아 병원에 자주 들어가 누우면, 보험사가 입원비를 보전해줘야 하기에 손해다. 반면 상태가 좋아서 병원에 적게 입원하면, 그만큼 아낀 의료비를 보험사가 가져가서 수익을 낸다. 그렇다고 억지로 병원에 못 가게 하면, 환자들이 다음 해에 이 보험회사와 계약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는 할 수 없다.
한 보험회사가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간단한 아이디어를 내서 ‘대박’ 수익을 냈다. 심장병 환자 집에 전자 체중계를 나눠주고, 아침·저녁 하루 두 번 체중계 올라서도록 했다. 측정된 체중은 보험사 질병관리센터로 자동 전송된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박동이 제대로 안 되어 폐-심장 순환이 정체된다. 그러면 폐에 물이 차서 체중이 오른다. 보험사는 3일 연속 체중이 올라간 환자를 병원 외래로 모셔가 조치를 취했다.
체중 변화로 조기에 심장 기능 저하를 잡아내 약물 투여 강화 등 신속 치료를 했더니 심장병 환자 입원률이 40% 떨어졌다. 그만큼 보험회사는 수익을 냈다. 환자는 건강해서 좋고, 보험회사는 돈 벌어 좋았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보험료 꼬박 내고 병원 안 가면 왠지 손해 본 느낌인 구조다. 우리도 ‘윈윈 모델’을 도입해 봄직하다.
아무튼 체중 변화만 살펴봐도 얻을 게 많다. 암 발생, 만성 염증질환, 탈수, 결핵, 당뇨병, 치아질환 등은 체중 감소를 단서 삼아 찾아낼 수 있다. 배에 물이 차는 복수 관련 간질환, 갑상선 기능 저하, 만성 신장병 등은 체중이 늘어나는 변화로 병세가 감지된다.
전세계 65 세 이상 노인 122만명을 대상으로 체중 변화와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소는 사망 위험을 59% 올리고, 체중 증가는 10% 올렸다. 몸무게 변화는 전체적으로 사망 위험을 63% 올렸다. 비만이나 명확한 저체중 상태라면, 적정 체중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그 상태가 아니라면 체중 변화가 적을수록 건강하게 오래 산다. 몸무게는 그날 먹고 소비한 일상 생활의 성적표다. 나이 들어 자기 체중만 꾸준히 유지해도 삶이 꾸준히 보람차다. 하루 5초만 투자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가 보시라.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움직이는 고령사회, 어울리는 한국사회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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