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백신, 1초라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
입력 2021.05.26 03:18
25일 서울 도봉구 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최근 60세 4명이 저녁 모임을 하는 자리. 한 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고 하자 다른 3명이 “그걸 왜 맞느냐”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혈전증과 통증 등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걱정, 좀 기다리면 화이자 등 더 나은 백신을 맞을 수 있지 않느냐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AZ 백신에 대한 예약률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25일 현재 AZ 접종 대상자인 60~74세 911만여명 중 530만여명이 예약을 마쳐 예약률 58.2%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달 3일 예약 종료인데 40% 이상이 아직 예약하지 않은 것이다. 화이자 백신을 맞는 75세 이상 접종 동의율이 86%였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편이다.
▶혈전증의 경우 60세 이상은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접종자 10만~20만명에 한 명꼴로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이 발생하는데 60세 이상에서는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혈전증이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할 수 있다. 통증·고열 등은 화이자 백신도 마찬가지고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부작용 없는 백신은 없다. 독감 백신도 마찬가지이지만 전 국민이 아무 걱정 없이 맞고 있다. 백신도 신체의 입장에서는 이물질이기 때문에 접종 후 국소적인 반응은 불가피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접종자 사망 신고율은 AZ와 화이자가 비슷하며 해외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망설이지 말고 접종해달라”고 했다. 국내의 경우 접종자 10만명당 사망 신고율이 AZ 2.62건, 화이자 2.71건으로 오히려 화이자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이 수치는 신고한 비율이고 지금까지 국내 사망 사례 중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 독일도 10만명당 사망 신고가 AZ 0.84건, 화이자 2.63건으로 화이자가 많았다. 당국은 이런 과학적인 데이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어느 정도 백신에 여유가 생기면 AZ 접종 연령을 지금(30세 이상)보다 상향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AZ에 대한 젊은 층 불안감이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백신의 효과는 너무나 명백하다. 국내 60세 이상에서 백신을 1회만 접종하더라도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이 없다. 치명률 제로다. 1회 접종 후 감염 예방 효과도 90% 안팎 향상을 보였다. 코로나에 감염돼 발생하는 피해는 백신 접종으로 하루 이틀 아픈 것에 비할 수 없이 크다. 나와 가족은 물론 주변 동료를 위해서라도 1초라도 빨리 맞는 것이 좋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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