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기사님이 없네”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베이징 달린다
바이두, 구글 이어 세계 2번째 상용화… 산업단지 내부서 운행
입력 2021.05.03 20:40 | 수정 2021.05.03 20:40
무인택시 요금은 5000원 중국 바이두가 2일 베이징 서우강 산업단지에서 첫선을 보인 ‘무인 로보택시’에 한 승객이 탑승하고 있다. 안전요원조차 없는 진짜 ‘무인 택시’를 상용화한 것은 미국 웨이모에 이어 두 번째다. /AP 연합뉴스
중국 바이두가 지난 2일 베이징에서 ‘무인(無人)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간 대다수 로보택시 개발 업체들은 비상시에 대비해 안전요원을 운전석에 태우고 시범 운행을 해왔다. 진정한 자율주행으로 불리는 무인 택시를 일반인 대상으로 상용화한 것은 미국 웨이모에 이어 바이두가 두 번째다.
운행 지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릴 서우강 산업단지 내 3㎢ 구역으로, 무인 택시는 8곳의 주요 거점을 오간다. 내년 동계올림픽 때 선수와 관광객을 숙소와 경기장으로 실어나르면서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뽐내려는 의지다. 산업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테스트 단계를 넘어 실제 사업화가 가능한 ‘무인 자율주행’의 승부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두, 비상시 5G로 원격 조종
그동안 로보택시 사업의 최대 난제는 ‘사람’이었다. 로보택시에 안전요원이 필요하다면, 기존 택시와 다를 바 없이 인건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사업성을 두고 비관론이 팽배했던 것도 ‘무인 자동차’가 정말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일부 기업은 제한된 구역 내에서는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바이두가 선보인 로보택시는 ‘아폴로 고’라는 앱으로 호출하면 스스로 고객이 있는 곳으로 온다. 18~60세만 탑승 가능하며, 승객이 QR코드를 스캔해 건강 정보를 제공하면 문이 열린다. 안전벨트를 매야 출발한다. 스스로 차로를 변경하고 우회전, 좌회전을 하며 장애물이 나타나면 알아서 멈춘다. 1회 탑승 요금은 30위안(약 5000원)이다. 시행 첫날 무인 택시를 탄 켈리 왕씨는 현지 매체에 “부드럽게 잘 달렸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5세대 통신기술(5G)을 통해 차량을 원격 조종한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두는 중국 3개 도시에서 안전 요원을 둔 형태로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를 운용 중이다. 3년 내에 30도시로 이를 확대하면서 이번에 도입된 것과 같은 완전 무인택시 투입 구역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바이두는 2023년까지 중국 100개 도시에 자율주행을 위한 스마트 도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로보택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무인(無人) 로보택시 어디까지 왔나
◇무인 로보택시 어디까지 왔나
바이두에 앞서 미국 웨이모는 작년 10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교외 지역 80㎢ 구역 내에서 ‘라이더 온리(rider only)’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에 아무도 없이 승객만 탄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국 기업을 화끈하게 밀어주는 중국 정부와는 달리, 자율차에 보수적인 대다수 미국 주정부의 규제 때문에 사업을 크게 확장하진 못하고 있다.
자율주행 경쟁이 활발한 캘리포니아주도 아직은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만 허가해주는 단계다. 현재까지 웨이모, 뉴로, 죽스, 크루즈, 오토X, 바이두, 위라이드 등 7개 업체가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선 무인 자율차가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것은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돼 시범 주행조차 쉽지 않다. 국토부는 제도 정비를 통해 무인 택시가 가능한 ‘4단계 자율주행'을 2024년 시범운행하고 2027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적 한계도 여전한 숙제다. 자율차는 한적한 교외가 아닌 복잡한 도심에서의 돌발 상황, 폭우나 안개 같은 궂은 날씨에선 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센터장은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은 아직 요원하다”며 “무인 로보택시 사업은 산업 단지나 계획 도시 등 제한된 구역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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