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더 우승하면 박세리를 넘는다
박인비, KIA 클래식 우승… 통산 21승 기록
입력 2021.03.30 03:00 | 수정 2021.03.30 03:00
29일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 어 기아클래식에서 우승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회 앞두고 아버지가 이번 주 KIA 클래식과 다음 주 ANA인스피레이션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전화했었는데 이제 절반이 맞았네요. 다음 주도 정말 기대돼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
올 시즌 처음 나선 대회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5타 차로 압도적인 우승을 거둔 박인비(33)는 벌써 다음 대회가 설렌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우승을 확정 짓고 18번 홀 그린에서 동료가 뿌린 샴페인에 흠뻑 젖었던 그는 대회 후 “지금이라도 당장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 들어 몸을 씻고 싶다”고 했다.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피레이션은 우승한 선수가 18번 홀에 있는 연못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박인비는 기아클래식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9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오른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프슨(이상 미국)을 따돌리고 상금 27만달러(약 3억원)를 받았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2010, 2016, 2019년 등 세 차례 준우승에 그쳤던 불운을 날렸고, 올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시즌 첫 승리를 올렸다. 앞선 세 차례 대회에선 모두 미국 선수가 우승했다.
지난해 2월 호주오픈에서 통산 20승(메이저대회 7승 포함) 고지에 오른 박인비는 1년 1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해 LPGA투어 한국인 최다승 보유자인 박세리(44)의 25승에 4승 차이로 다가섰다. 박인비는 “박세리 선수의 경기를 보며 골퍼의 꿈을 키운 사람으로서 그 기록에 가까이 가는 건 정말 특별한 느낌”이라면서도 “기록을 의식하며 경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올해 도쿄 올림픽이 더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다시 한번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한때 떠올렸던 은퇴 생각을 접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20년에 20승을 달성했으니 2021년에도 그 기운을 이어받아 21승 이상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첫 대회에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 박인비의 플레이를 보면 ‘퍼팅의 신이 부활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했다. 대회 장소인 아비아라 골프클럽은 그린의 경사가 심한 데다 스피드도 오전과 오후가 크게 달라 정상급 선수들도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30개를 훌쩍 넘었다. 박인비는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9개로 올슨과 톰프슨(이상 31개)을 라운드당 2개 차이로 앞섰다.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42야드로 올슨과 톰프슨에게 20야드 이상 뒤졌으나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그린 적중률을 비슷하게 만든 뒤 퍼팅으로 승부를 냈다.
5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박인비는 12·13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로 잠시 흔들렸으나 247야드 파 4홀인 16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을 그린에 올리고 나서 12m 오르막 이글 퍼팅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인비는 “남녀 골프를 통틀어 사상 가장 뛰어난 퍼팅 능력을 지닌 선수 중 한명”이라는 찬사를 들었으나 2019년 이후 퍼팅이 따라주지 않아 고민이었다. 지난 동계 훈련 기간 코로나 사태로 바깥출입이 어려워지자 서울 집 2층에 3m 길이 퍼팅 매트를 깔아놓고 스윙 코치인 남편과 하루 두세 시간씩 퍼팅 연습에 매달렸다. 백 스트로크를 천천히 하면서 리듬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그동안 퍼팅 스트로크가 빨라서 터치감이 일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올 한 해는 기쁘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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