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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의 촉] ‘전광석화 윤석열' 지지율 32.4%, ‘남은 숫자’ 더 있다

최만섭 2021. 3. 9. 05:08

[이동훈의 촉] ‘전광석화 윤석열' 지지율 32.4%, ‘남은 숫자’ 더 있다

‘압수수색’ 하듯 사표 제출, 전광석화로 현안 ‘논평’
보수가 환영하는 속도감, 지지율 상승여력 더 있다

이동훈 논설위원

입력 2021.03.08 17:54 | 수정 2021.03.08 17:54

 

 

지난 4일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2.4%로 1위,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거의 8% 차이입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4.9%였습니다. 예상 했지만 전광석화 같은 민심입니다. 대선주자를 못찾던 보수 민심이 윤석열에게 확 쏠린 겁니다. LH사태가 영향을 줬을 겁니다. 

윤석열 지지율의 특징은 첫째, 기존보수가 전부 다 오지 않았다, 둘째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윤석열 지지율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10월 추미애 법무장관의 압박이 시작됐을 대, 윤석열 총장은 대전을 방문한 적 있습니다. 그때 윤 총장은 퇴임 후 이야기를 하면서  “퇴임하면 당분간 변호사 개업도 못 한다. 강아지 세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고 말했죠.  윤석열 총장은 이제 5개월전의 말을 지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집에서 애완견 키우는 평범한 야인으로 머물러서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제 윤 전 총장은 공직자가 아니라 정치인입니다. 그것도 여권이 아니라 야권의 유력 정치인입니다.

이제 그의 앞에는 너무나 많은 질문과 숙제가 던져질 겁니다.

먼저 ‘윤석열의 명분’입니다. 윤석열 총장이 사최하자, 정부 여당에서는 ‘명분 흠집내기’에 들어갔습니다. 여당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중수청, 중대범죄수사청 논의가 겨우 시작됐을 뿐인데 왜 사퇴하냐. 뜬금없다.무책임한 야망의 정치..정치검사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심지어 배은망덕하다고 합니다.

 4개월 앞두고 검찰총장직을 내던진 윤석열의 행동, 과연 명분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이걸 따져보려면 최근 일만 봐선 안됩니다. 문재인 정권의 출발, 그 이전까지 돌아봐야 합니다.

윤석열 총장은 일관되게 권력을 상대로 수사해오던 사람입니다. 강골검사입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이른바 적폐청산의 최전선에 그가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윤석열이 정치인이 될 걸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조국 딸 논문에 문제가 많다는 동아일보 기사가 나온 게 2019년 8월20일입니다.

당연히 검찰 수사가 들어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석열이 조국 낙마를 위해 뛰었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구했다’ 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후 민주당과 친문 진영은 1년하고도 반, 거의 500일간 ‘윤석열에게 정치적 야망이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정권 핵심을 수사하자, 수사하는 쪽을 ‘정치꾼’으로 몰아간 겁니다. 윤석열을 야당 정치인 후보로 만든 건, 문재인 정권입니다. 부정과 비리에 눈감지 않았다고 검찰총장을 몰아붙였습니다. 이게 윤석열이라는 정치인을 만든 겁니다.

 

윤석열을 아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정치할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윤석열에게는 정치적 야심이 있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윤석열에게 정치적 야심이 있었냐 없었냐, 이건 중요한게 아닙니다.

검찰총장직을 중도 포기하게 만든 것, 결국 그 길을 가도록 한 게 뭐냐에 주목 해야 합니다.

 

조국, 울산, 유재수, 옵티머스 라임 펀드, 월성1호. 윤석열이 500일간 상대했던 것들입니다.

이걸 한마디로 아우른다면 ‘거악’ 입니다. 권력 비리입니다. 

거악에 맞선 검사들에게 정권은 가혹했습니다. 4차례의 인사 학살, 3차례의 지휘권 발동에 이어 총장 직무정지 징계 청구까지 했습니다.

윤석열에게 정치인으로 변신할 명분이 있느냐.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이 목록을 보여주면 됩니다. 윤석열 총장이 사퇴하면서 “헌법과 법치, 상식과 정의가 무너졌다” “자유민주주의 국민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점잖은 표현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57%가 이 말에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근래 정치권에 뛰어든 인사들 중에 윤석열만큼 명분 갖춘 사람이 없다고 봅니다. 

 

윤석열은 전광석화같은 스타일로 사표를 냈습니다. 딱 수사, 한발 앞서 압수수색 나선 검사 스타일입니다. 

이제 윤석열 전 총장이 솔직하게 정치와 대면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4월 보선에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사표에 잉크가 채 마르기 전인데, 그래도 되나? 이렇게 신중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국민들은 그가 정치할 것을 이미 다 압니다. 오늘 여론조사 결과가 말합니다. 국민은 더 이상 체면 차리는 윤석열이 아니라 전광석화 같은 윤석열을 원합니다. 문재인 정권의 비리 위선 불공정과 싸우는 윤석열을 원합니다.

 

윤 전 총장은 어제 조선일보 기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투기 의혹에 대해 말했습니다.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부정부패는 금방 전염되는 것이고, 그걸 막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문재인 정권의 최대약점, 비리, 문제점, 아킬레스건을 정확하게 공격했습니다. 전광석화 같은 스타일입니다. 이런겁니다.

 

윤석열은 4월 보궐선거에서도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리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안에 대해 주저없이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사표 쓸때 처럼 전광석화처럼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굵고 강하게, 굵고 강하게 짧게 소리 치는 것. 그러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