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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D-1년… 시진핑까지 나서 “자신있다”

최만섭 2021. 2. 4. 05:24

베이징 올림픽 D-1년… 시진핑까지 나서 “자신있다”

올해 도쿄 올림픽은 불투명한데…
시 주석, 경기장 본 뒤 선수 격려
IOC위원장과 “준비 문제없어” 통화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송원형 기자

입력 2021.02.04 03:00

 

 

 

코로나로 1년 연기된 도쿄 하계올림픽이 6개월도 안 남았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 그리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강행 방침을 밝혔지만, 일본이 지난 2일 도쿄 등 10개 지역에 대한 코로나 긴급사태를 한 달간 연장하면서 여전히 정상 개최가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반면 1년 후(2022년 2월 4일 개막)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은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동계 종목 선수들은 훈련 시설 폐쇄 등 악조건에서도 고군분투 중이다.

 

◇성공 개최 자신하는 중국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한 ‘중국의 기적’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8~19일 베이징 빙상 경기장과 허베이(河北) 장자커우(張家口) 스키 경기장 등을 둘러본 후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이번 올림픽을 통해 동계스포츠의 비약적 발전을 촉진하자”고 했다. 알파인 스키 대표들에겐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노메달 기록을 깨보자”고 했다. 중국 스포츠는 그간 ‘하강동약(하계 종목에 강하지만 동계는 약하다는 뜻)’ ‘빙강설약(빙상에는 강하지만 설상에는 약하다는 뜻)’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3일 “코로나의 심각한 도전 속에도 지난해까지 경기장 12개가 모두 완공됐고 인프라 건설도 마무리됐다”며 “이번 올림픽은 기획 과정에서 중국의 기적을 보여줬다”고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여의(如意·장신구의 일종)’를 모티프로 만든 스키점프 경기장, 전통 건축 방식보다 철근을 25%만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지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등을 예로 들며 “중화 문화, 기술의 힘에 세계가 다시 한번 놀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5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통화에서 “모든 준비가 계획대로 완료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악조건에도 땀 흘리는 선수들

국내 동계 종목 선수들은 악조건에서 힘들게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 1년을 앞두고 열리는 각종 테스트 대회도 연기됐다. 전통적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2~3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불참한다.

유럽은 코로나에도 지난 1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유럽선수권을 개최했다. 반면 국내 선수들은 작년 11월 말 코로나 이후 국내 첫 대회에 출전했지만 곧바로 코로나 재확산으로 빙상 경기장이 폐쇄되면서 실전 훈련이 모자랐다. 선수들은 빙상 경기장이 문을 연 1월 중순 전까지는 숙소나 실외 시설에서 체력 훈련을 했다. 부상 위험과 네덜란드 내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것도 고려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20·서울시청)은 “외국 선수가 경기하는 영상을 보며 몸이 근질근질했다. 아쉽지만 국내 대회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빙상연맹은 이르면 4월부터 국내 대회를 열어 국제 대회에 나갈 선수를 뽑고 10월부터 시작되는 2021-2022 월드컵 대회에서 성적을 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하는 쇼트트랙의 곽윤기(32·고양시청)는 “코로나 이후 비슷한 또래 다른 종목 선수들의 은퇴를 볼 때마다 마음 다잡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언제 대회가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어렵지만 ‘오버 페이스’하지 않도록 꾸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피겨는 3월 스웨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이 대회 결과로 올림픽 출전 여부가 정해질 수 있어 일단 출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유영(17·수리고)은 수도권 거리 두기가 강화된 작년 12월 경북 포항에 있는 빙상장에서 훈련했었다. 1월 중순부터 과천과 서울을 오가며 매일 1시간 30분씩 두 차례 빙상장 훈련과 한 차례 체력 훈련을 한다. 일본·미국에 있는 외국인 코치를 직접 만날 수 없어 훈련 영상을 보내 ‘비대면’ 코칭을 받는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연마 중이다.

스키나 썰매 종목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올림픽 출전을 위한 ‘포인트’를 쌓는 중이다. 스켈레톤의 ‘아이언맨’ 윤성빈(27·강원도청)은 지난달 7차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 대회에 나가지 못한 선수들은 강원도 평창·태백 일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반면 인기 종목 컬링은 회장 선거를 둘러싼 혼란으로 선수들도 훈련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팀킴’은 경북체육회와의 계약 해지로 무소속 처지가 돼 더욱 훈련에 애를 먹고 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19년부터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중국을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송원형 기자

 

200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기동취재팀과 법조팀, 디지털뉴스부, 산업1부 등을 거쳐 현재 스포츠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기사를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