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에 많은 위암·위염·위궤양… 양배추는 자연이 내린 선물
특수성분 비타민U 위점막 보호· 손상된 위벽 치유
양배추는 암세포 증식 억제력도 뛰어나
김수정 헬스온더테이블 기자
입력 2021.01.19 03:00
사람은 먹어야 살 수 있다.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음식을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만을 가리킬까? 그렇지 않다. 이를 잘 소화해 영양으로 흡수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위가 불통(不通)이면 자연스럽게 입맛까지 잃게 돼 음식 섭취를 꺼리게 된다. 위가 건강해야 잘 먹고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8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이다. 위암은 전체 암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다. 위암뿐 아니라 위염, 위궤양 등도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진료비 심사실적'에 의하면 ‘위·식도 역류병’ ‘위·십이지장염’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사람이 각각 약 270만 명과 약 260만 명으로 외래 다(多)발생 질병 순위 10위 내에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위 상태는 대체로 좋지 않다. 특히 속이 쓰리거나 답답한 증상은 대표적인 위의 위험 신호이다. 이런 경고음이 울리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생활 및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과식·자극적인 음식·스트레스 등으로 위염 발생
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거나 ▲매우 매운 음식 등을 먹었을 때 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진통제, 소염제, 아스피린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도 위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신경성 위염도 흔하다. 나쁜 감정(불안, 신경과민, 우울, 스트레스 등)이 위를 지배하는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위장 운동력을 떨어뜨리고 위산 분비도 줄여 조금만 먹어도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소화불량, 명치 통증,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트림, 구토, 오심, 열감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와 감정에 예민한 이들은 음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위에 좋은 대표 식품, 양배추
양배추에는 쓰린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수 성분이 들어있다. 바로 비타민U라 불리는 MMSC(Methyl Methionine Sulfonium Chloride)이다. MMSC는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 궤양 치료에 유효한 성분이라는 뜻을 담기 위해 ‘Ulcer(궤양)’의 앞 글자를 따서 ‘비타민U’라고 명명되었다.
양배추의 궤양 발생 억제 효과는 1940년대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체니 박사(Dr. Garnett Cheney)가 처음 발견했다. 이후 1950년대 초반 스위스 학자들이 신선한 양배추 즙을 환자에게 매일 마시게 한 결과 십이지장궤양 치료 기간이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양배추가 위궤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50년대 중반에는 미국 의사들이 양배추 즙 안에 들어 있는 ‘소화성 궤양 치료’ 유효 성분이 MMSC라는 것을 학계에 보고했다.
현재 양배추에서 추출된 MMSC는 위궤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타민U가 함유된 채소는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인데 그중에서도 양배추에 비타민U 성분이 가장 많다. 특히 질겨서 버려지는 양배추 심지에 비타민U 성분이 풍부해 그 부위를 직접 먹거나 즙을 내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위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
많은 전문가는 위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양배추 ▲브로콜리 ▲적채 ▲배추 ▲케일 ▲무 등 십자화과(十字花科) 채소를 꼽는다. 국내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십자화과 채소들이 암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증명되고 있다. 또한, 여러 역학조사에서도 십자화과 채소 섭취 횟수가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고 밝혀졌다.
1997년 생명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대부분의 십자화과 채소는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해 50% 이상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위암의 경우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냉이 등이 80% 이상 ‘암세포 증식 억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와 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독특한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으며, 이 성분을 먹으면 소화기관과 폐 등에서 발생하는 암을 억제한다고 보고됐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조리하거나 씹는 과정에서 채소 자체에 함유된 미로시나제라는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인돌-3-카비놀, 설포라판, 부티닐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아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 등으로 전환되는데, 이 중 이소티오시아네이트가 항암 성분으로 알려졌다. 2012년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양배추와 배추의 암세포 성장 억제’ 실험 결과 양배추 효과가 배추보다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 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해 항암과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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