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상만 대상, 예방효과 70%… 4~12주후 한번 더 접종해야
내달 말 접종 예정 아스트라 백신 대해부
입력 2021.01.06 03:36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다음 달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본격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 했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2월 말부터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고령자·만성질환자·의료인 등 우선 접종 대상자가 첫 번째로 맞을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일 가능성이 크다. 이 백신은 값싸고 보관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예방 효과가 다른 백신보다 낮다는 건 약점이다. 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들어간 영국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임상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Q. 어느 회사가, 어떤 원리로 만들었나.
-아스트라제네카사(社)는 1999년 영국 제네카사가 스웨덴 아스트라AB사를 합병해 만든 다국적 제약사다. 그동안 암·당뇨 관련 의약품을 개발해 제조·판매했다. 백신 개발은 이번에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함께 처음으로 개발했다.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가 항원을 사람 세포에 전달해 항체를 만들어내는 원리로 작동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하면 항체를 형성해 바이러스를 중화·제거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도 이 방식으로 제조됐다.
Q. 접종 방식과 접종 대상은?
-두 차례 각각 0.5mL씩 접종한다. 1차 접종 후 4~12주 이내에 2차 접종을 한다. 18세 미만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임상 시험 데이터가 없어 18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다. 임신부는 접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어야 접종한다(영국 정부 방침). 급성 중증 발열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접종을 미루는 게 좋다. 가벼운 감기·발열은 괜찮다.
Q. 임상 시험에서 부작용은 없었나.
-주사 부위 통증이나 두통, 피로감 등 경증 부작용이 있다. 다른 백신 접종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고, 수일 뒤에 없어진다. 임상 시험자 중 ‘위험하지 않은 국소·전신 반응’이 1주일 내에 각각 4%, 13% 나타났다. 2회 접종 이후엔 부작용이 덜하다. 엄중식 가천대 교수는 “안전성은 화이자 등과 별 차이가 없다. 나는 어느 백신이든 맨 먼저 들어오는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면역 효과가 더 높은 화이자 같은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Q. 돈 내고 맞아야 하나?
-1회분(1도스) 구매 가격이 3~4달러이다. 화이자(20달러), 모더나(25달러), 얀센(14~25달러)에 비해 저렴하다.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를 1000만명분(2000만 도스) 도입할 예정이다. 4달러 기준 총 8000만달러(약 870억원)이다. 화이자의 5분의 1 가격이다. 다만 각각의 백신 구입비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신 구입비는 정부가 대니 이 비용을 개인이 낼 필요는 없다. 다만 정부는 일부 접종비를 개인에게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Q. 다른 장점은?
-영상 2~8도에서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독감 백신과 보관 온도가 비슷해 기존 백신 운송·접종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전국 동네 의원 3만여곳에서도 쉽게 보관·접종할 수 있다. 동네 의원 3만곳이 하루 20명씩 백신 접종을 하면, 20일 만에 국민 1200만명 접종이 가능하다. 반면 화이자는 냉장고에서 5일 이상 보관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6개월간 보관하려면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을 해야 한다. 모더나와 얀센도 영하 20도 보관이 원칙이다. 보건 당국은 화이자 등의 보관을 위해 초저온 냉동고를 1분기 내 250여대 구비하고, 별도 접종센터 100~250여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화이자·모더나는 동네 병원에서 접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Q.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임상에서 평균 70.4% 예방 효과를 보였다. 화이자(95%), 모더나(94.1%)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이 정도로도 충분한 예방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1회 접종 후 22일 후부터 예방 효과가 70%이고, 그때부터 3개월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2회 접종 시 최대 예방 효과는 80% 수준이다.
Q. 정부는 화이자 백신도 2월 도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정부와 화이자의 협상에 달렸다. 협상이 빨리 마무리되고, 식약처 허가 심사가 2월 중에 끝날 경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모두 접종이 가능할 수 있다.
Q. 이왕이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싶은데.
“접종자가 백신을 골라 맞는 것은 어렵다”는 게 보건 당국의 현재 입장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의료진과 경찰·소방관 등 사회 질서 유지 인력부터 조기 접종해 면역력을 높이고, 일반 국민은 화이자를 맞게 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Q. 1회는 아스트라제네카, 2회는 화이자 접종이 가능한가.
-백신 ‘교차 접종’은 임상에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 같은 백신을 두 차례 맞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다. 우리 보건 당국도 같은 백신 2회 접종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Q.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되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하나.
-정부가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다만 보건 당국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접종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독감 예방접종 등도 본인이나 보호자 동의가 원칙이다.
김정환 기자
최은경 기자
사회정책부 최은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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