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나오면, 코로나 어떻게 되나요?...7가지 궁금증
[Mint 7Q] 코로나 백신 그후엔 무슨 일이 일어나나
입력 2020.11.15 18:11
주요국은 이미 화이자 백신을 선구매한 상태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이 내년까지 화이자가 생산할 백신 물량의 대부분을 입도선매한 것. 반면 한국은 아직 백신 도입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주 시장의 가장 뜨거운 뉴스는 코로나 백신이었습니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임상 최종 단계인 3상 시험 중간 결과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다고 지난 9일(현지 시각) 밝혔습니다. 미국 모더나가 3상 중간 분석 결과를 이달 말 안으로 발표한다는 소식도 11일 전해졌죠. 지긋지긋한 코로나,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날 날이 멀지 않은 걸까요. 이 백신은 어떤 절차를 거쳐 얼마에 배포될까요.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궁금증을 Mint가 일곱 문답으로 풀었습니다.
◇1. 코로나 이제 끝나나요.
“화이자 백신이 이번 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면 2주 안팎의 심사를 거치게 됩니다. 미국에선 이르면 다음 달 의료진 등 필수 요원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가 이르면 상반기 안엔 (의료진이 아닌) 일부 일반인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코로나가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백신 접종을 해야 바이러스 전파 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이 상용화됐다고 해서 바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코로나 방역 책임자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10일 ‘정말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고 대부분 사람이 이를 맞도록 설득이 된다면 2021년 말 정도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네요.”
◇2. 화이자가 백신 개발에 거의 성공했다면, 다른 회사들은 포기해야 하나요.
“현 시점에서 화이자가 가장 앞선 건 맞습니다. 하지만 화이자 등이 세계 모든 백신을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한 기업이 모든 백신을 생산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연령·성별·인종 등에 따라 잘 듣는 백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를 시작으로 다른 개발사들이 3상 중간 결과를 속속 발표하리라고 예상합니다. 이들의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 및 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드존슨·시노백 등 10업체가 3상을 진행 중입니다. 결국 여러 회사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백신을 나누어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백신이 상용화돼 감염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 코로나 치료제는 덜 팔릴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지난 9일 발표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의 모습. /연합뉴스
◇3. 코로나 백신이 생산되기 시작하면 누가 사가나요.
“주요국은 이미 화이자 백신을 ‘입도선매’했습니다. 미국(6억회분·5억회분은 추가 구입 선택권), 유럽연합(3억회분·1억회분은 추가 구입 선택권), 일본(1억2000만회분), 멕시코(3440만회분), 영국(3000만회분) 등이 대표적이죠. 화이자가 내년까지 공급 가능하다고 밝힌 13억5000만회분의 90% 정도가 이렇게 이미 계약된 물량입니다. 한국 정부도 현재 화이자와 백신 공급을 놓고 협상 중이지만, 아직 도입 계약은 못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화이자 백신의 가격은 40달러(2회분 기준) 정도입니다.”
◇4. 돈 많은 나라가 백신 싹쓸이하겠네요.
“그런 우려가 나오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백신을 일반 재화와 성격이 다른 공공재(公共財)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엔 등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공공재는 모든 사람이 경제적 효용을 누릴 수 있으면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재화를 뜻합니다. 도로나 공원을 생각해보세요. 특별한 사용료도 없고, 내가 이용한다고 다른 사람이 못 쓰는 건 아니죠. 코로나 백신이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만들어진 대표적인 국제 기구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코백스)’입니다. 코백스에 참여하는 나라는 참여국은 우선 백신 개발 비용을 지원(개발도상국은 예외)합니다. 공공재도 개발·제작을 위해 돈이 들 수 있으니까요.(보통은 공공재를 만드는 비용은 세금이나 기부금으로 충당합니다.) 돈은 인구와 비례해서 내고, 낸 나라는 인구 20%의 백신 물량을 선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경제력에 관계없이 모든 참여국이 균등한 비율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게 한 건데, 180여 국이 가입했습니다. 한국도 850억원을 냈고요. 코백스 지원을 받은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은 백신이 완성되면 코백스 참여국에 일정 물량을 판매해야 합니다. 참고로 화이자는 코백스 참여국이 아닙니다. 각나라는 당장 급한 고위험군(의료진·고령자 등)부터 접종할 겁니다.”
◇5. 한국은 확보한 백신이 있나요.
“한국 기업은 의약품 생산 시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큰 만큼 위탁 생산(CMO) 계약을 통해 한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생산될 수 있죠. 하지만 이 백신을 어디에 팔지는 생산을 의뢰한 회사가 결정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든 백신을 한국인이 맞는 건 아닙니다. 우리 정부의 방침은 일단 코백스를 통해 코로나 백신 1000만명분, 개별 제약사를 통해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개별 기업과의 협상은 아직도 비공개로 진행 중입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한발 늦은 상황입니다. 미국·일본·영국 등은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을 확보하려고 개발사에 선납금을 지불했죠. 백신 개발이 물거품 될 경우 선납금 회수가 어렵지만 그 위험을 감수한 겁니다. 한국은 이렇게 지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 백신의 자체 개발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현재 국내 개발사 중 가장 속도를 내는 제넥신이 임상 1상을 마무리하는 단계입니다.”
◇6. 큰 뉴스 같은데, 화이자 주가는 생각보다 많이 안 올랐네요.
“화이자 주가는 발표 당일(9일) 7.7% 급등했지만 이후 오히려 내림세였죠. 사실 지난 1년을 살펴봐도 화이자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우선 백신 효능·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큽니다. 특히 보통은 10년 넘게 걸리는 백신을 1년도 안 걸려 개발하다 보니 아직은 안전성이 100% 보장되진 않았죠. 화이자 임상에 참가한 수만 명 중엔 없었던 부작용이 수천만 명, 수억 명이 백신을 접종하면서 나타날 수 있고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도 알 수 없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백신의 공공재 성격이 부각되면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부담스러운 점도 주가에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백신 가격을 지나치게 후려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신 가격이 너무 싸면 다음 전염병이 왔을 때 누가 백신을 개발하려 하겠습니까. 그래서 ‘적정 수준 가격’은 지불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7. 엄청난 백신 물량, 어디서 만드나요.
“화이자 백신은 미국 미시간 공장, 벨기에 공장 등에서 생산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물량이 많아 한국 등 지역 거점에서 위탁 생산을 할 수도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노바백스 등과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고, GC녹십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외국 제약사 등과 CMO 계약을 체결했죠. 백신을 담을 약병이나 주사기 공급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변수는 콜드 체인(저온 유통)입니다. 보통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냉장 보관하면 되지만,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은 최저 영하 70도로 초저온 냉동 보관을 해야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선진국도 이런 보관·유통 체계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콜드 체인을 빨리 확보하지 않으면 화이자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움말=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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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흥 기자 편집국 산업1부 기자
Mint팀에서 경제,산업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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