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靑, 장관급 10명 안팎 연말연초 개각 검토

최만섭 2020. 11. 2. 05:46

靑, 장관급 10명 안팎 연말연초 개각 검토

황형준 기자 입력 2020-11-02 03:00수정 2020-11-0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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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 교체… 차관급 12명 인사

 

청와대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초·중순경을 시작으로 내년 1월경까지 장관급 인사들을 2, 3차에 걸쳐 교체하는 ‘순차 개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12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것도 연말연초 장관급 교체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원년 멤버’를 비롯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 일부 장관을 먼저 교체한 뒤 내년 1월까지 10명 안팎을 차례차례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월경 임기 2년을 채우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교체가 예상되는 만큼 순차 개각으로 국정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국면 전환용으로 한꺼번에 대규모 개각을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인사 수요를 반영해서 차례차례 장관급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에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김강립 복지부 1차관을, 국토부 제1차관에 윤성원 전 대통령국토교통비서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와 주요 부처 차관급 12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국정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공직사회 내부 쇄신을 촉진해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초·중순부터 순차 개각에 나서려는 것은 임기 말 한국판 뉴딜 등 핵심 국정과제에 성과를 내기 위해선 핵심 포스트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권 내에선 올해 안에 장수 장관들을 중심으로 먼저 개각한 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교체 전후 추가 개각이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관급 10명 안팎 순차 교체 가능성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내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교체 대상 장관들이 한 번에 교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안 국회 처리가 마무리되는 12월 중 일단 개각 수요가 있는 부처 장관들부터 교체된 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추후 교체가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차 개각 대상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계속 장관직을 맡아온 ‘원년 멤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박 장관은 당초 올 8월 개각 당시 교체가 유력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사가 미뤄졌다. ‘K5’(강경화 5년)라는 별칭으로 불려온 강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장관인 제가 리더십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밝히는 등 스스로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여서 우선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2022년 전북지사 출마설과 함께 노 비서실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 장관도 연내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재직 기간이 1년 3개월째로 길지 않지만 후임자를 놓고 인사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직 기간이 2년을 넘어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판 뉴딜의 주무장관인 만큼 당분간 재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후임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홍 부총리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윤호중 법사위원장, 입각 대상으로 최근 급부상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내년 1월경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마무리한 뒤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5선의 윤호중 의원과 정책위의장을 지낸 5선의 조정식 의원 등이 국토부 산업부 중기부 등 경제부처 수장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입각 대상에 오르내리는 중진 의원이 몇 사람 있다”며 “윤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여당의 입법과제를 잘 처리해온 만큼 입각 최우선 순위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영길 박범계 남인순 의원 등도 각각 외교 법무 여성 등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1월부터 2기 청와대를 이끌던 노영민 실장은 내년 1월경 개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자리를 비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후임으로는 김현미 장관과 함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지방선거 출마 등 향후 거취와 여론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의 발탁 가능성을 놓고서도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내년 1월이면 취임 1년이 넘어가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조기에 대선가도에 들어설 경우 총리 교체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