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은경 “백신·사망 연관성 없어” 전문가들 “상황 심각, 접종 멈춰야”

최만섭 2020. 10. 22. 05:40

사회

정은경 “백신·사망 연관성 없어” 전문가들 “상황 심각, 접종 멈춰야”

[독감백신 쇼크] 독감백신 이상반응 431건 - “맞아도 될지…” 불안 확산

정석우 기자

허상우 기자

입력 2020.10.22 03:02

 

 

코로나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열 명이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해 ‘백신 쇼크’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의 18세 고등학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신고된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는 열 명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25명으로 연평균 2.3명인데, 올해는 이미 열 명이 백신을 맞고 숨졌다. 대부분은 모두 작년에도 백신을 맞았다고 질병관리청은 전했다.

확 줄어든 대기줄 - 21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의 독감 백신 예방접종 접수 대기 줄이 드문드문 비어 있다. 이날까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10명으로 늘었다. 이 중 1명은 독감 백신으로 인한 알레르기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방역 당국이 밝혔다. /고운호 기자

전날까지 인천의 18세 남자 고등학생, 전북 고창의 78세 여성, 대전의 83세 남성 등 3명이 확인된 데 이어 이날 대구의 78세 남성, 제주의 69세 남성, 서울의 53세 여성, 경기의 89세 남성, 경북의 73세 여성 등 7명의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4시 독감 백신 대응 긴급 브리핑에서 “브리핑 (시작) 이후에도 (지자체에서) 계속 신고가 들어오는 부분이 있다”며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될 독감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2020.10.21.연합뉴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질병청은 “접종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청장은 올해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상온 유통과 백색 입자 발견으로 백신에 대한 전반적 불안과 우려가 상당수 있었고 첫 번째 사망 신고 사례가 나오면서 이상 반응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신고가 늘어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료 백신 접종자 830만명 중 9명 숨져

유료 백신을 맞고 20일 숨진 서울의 53세 여성을 제외하면 830만명의 무료 백신 접종자 가운데 9명이 백신 접종 후 숨졌다. 100만명 중 한 명꼴로 백신 접종 이후 목숨을 잃은 것이다.

백신 맞는 정총리 -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세종시 연동면 보건지소에서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국무총리실

특히 지난 19일부터 무료 접종을 맞은 70세 이상 300만명 가운데 6명이 백신을 맞은 이후 사망했다. 질병청은 부검을 거쳐 열 명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21일 오전까지 확인된 6명을 전문가들과 검토한 결과 한 명이 아나필락시스 쇼크<키워드 참조>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질식사로 숨진 대구의 78세 남성 등 나머지 5명은 백신 접종 이외의 이유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

 

 

◇전문가 일부 “백신 접종 잠정 중단”

전날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연관성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했던 전문가들은 이날 7명의 백신 접종자가 추가로 사망하자 “보기 드문 심각한 사태”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어제까지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전문가가 많았지만 오늘부터는 매우 심각하게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한 예방의학 교수는 “사망자 대부분이 무료 접종 대상이고 10, 50대 등 건강한 사람들이 제 발로 병원을 찾아 백신을 맞고 사망했다”며 “일주일쯤의 부검이 끝나고 사망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백신 접종을 늦추면 백신을 제때 맞지 못한 60세 이상 고령층이 독감에 걸릴 위험이 있지만 이 위험보다 만에 하나 백신에 문제가 있을 경우 후폭풍이 훨씬 더 크다"고 했다.

하지만 정은경 청장은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 백신 전문가는 “국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접종을 계속하면 앞으로도 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지고 대규모 접종 거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석우 기자 편집국 사회정책부 기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을 담당합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을 담당합니다.

 

허상우 기자 편집국 사회정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