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렛잇고'보다 강력해진 엘사의 마법… 다시 천만 관객 홀렸다

최만섭 2019. 12. 9. 20:34

'렛잇고'보다 강력해진 엘사의 마법… 다시 천만 관객 홀렸다

조선일보
입력 2019.12.09 03:00

[겨울왕국 '쌍천만']
2편은 17일 만에 1000만 넘어… 자매 성장담서 공감 얻으며 인기
관람객 60% 이상이 '여성' "여성의 힘, 쉽게 풀어낸 것이 매력"

엘사의 마법이 또다시 천만 관객을 홀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지난 7일 개봉 17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애니메이션 최초로 1·2편 시리즈 모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영화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누적 관객 1000만2577명을 기록, 우리나라에선 역대 27번째로 '1000만 영화'가 됐다. 외화로선 8번째. '겨울왕국' 1편이 개봉 46일 만에 1000만명을 돌파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다.

◇'렛잇고' 없어도… 1편 넘어선 서사

1편의 '렛잇고(Let it go)'처럼 귀에 쏙 들어오는 주제가가 없어도 단숨에 1000만 관객을 모은 데는 1편을 넘어서는 서사와 반전이 한몫했다는 평이 많다. 박진감 넘치는 화면이 돋보이는 데다, 엘사가 '쇼 유어셀프(Show Yourself)' 같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스펙터클과 감동을 안겼다는 것. 몇몇 여초 커뮤니티에선 엘사가 바다의 정령과 맞서 싸우며 광활한 바다를 건너는 장면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는다. "보는 동안 소름 돋았다" "인생의 어떤 장애물도 이겨내는 강력한 힘을 보는 듯했다" 같은 평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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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의 마법은 솟구치는 파도마저 얼릴 만큼 강력했다. '겨울왕국2'가 1편에 이어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여성의 근원적인 힘과 능력을 온 가족이 납득할 만한 언어로 그려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자매의 뜨거운 우정, 자신의 힘의 근원을 찾아나선다는 설정도 관객을 모으는 또 다른 힘으로 꼽힌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워킹맘 박재윤(37)씨는 "1편이 강한 여성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2편은 여성끼리의 연대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언니 엘사가 위험에 처하자 동생 안나가 "(그래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Do the next right thing)"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스노볼 효과', 이른바 1편의 강력한 인기가 불러온 눈덩이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매번 후속작을 낼 때마다 전편의 인기를 능가하는 것처럼, 막강한 전편의 인기가 더 큰 후속작의 인기를 불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편을 본 사람은 2편을 안 보고 버틸 재간이 없다"는 얘기가 이래서 나온다.

◇온 가족이 납득할 페미니즘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이 영화 관객의 67.4%는 여성. 20대 여성이 32.4%였고 40대 관객이 28.9%를 차지했다. 40대는 보통 자녀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대표해 표를 구매하는 이인 만큼, 미혼 여성과 가족 단위 관람객이 이 영화 관객의 대부분이었음을 의미한다. '겨울왕국2'가 누구나 납득할 만한 페미니즘을 그린 것은 젊은 여성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넓은 층에서 열렬한 지지를 얻은 비결로 꼽힌다. 죽은 엄마에게서 전해진 여성의 힘의 원천, 또 그 힘의 폭발력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이른바 N차 관람객이 6.5%나 된 것도 1000만 관객 돌파의 또 다른 원동력이다. 이들이 소셜미디어로 열심히 소문을 내는 이른바 '인플루언서' 역할을 했다. 1편의 N차 관람객 비율이 4.7%였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N차 관람객의 역할이 돋보인다. 4DX 상영관은 개봉 13일 만에 30만 관객을 동원했다.

독과점 논란도 계속된다. '겨울왕국' 스크린 점유율은 한때 74%에 이르기도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다른 영화라면 이 정도 상영관에 걸려도 이만한 관객을 모으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겨울왕국2'의 인기는 뜨겁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최근까지 7억달러(약 8326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런 추세라면 곧 10억달러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9/20191209000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