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요구한 4조 2교대, 대상자는 기관사 아닌 차량정비·역무원
정부마저 "이 상황서 4600명 채용 요구, 어떤 국민이 이해하겠나"
공공기관 노조 곳곳서 본사 직고용·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쏟아져
◇주 39시간 일하면서 31시간 일하겠다고 파업
철도노조는 2018년 2월 친노조 행보를 보이던 오영식 전 사장이 취임하자 노사 합의로 해고자 90여명을 복직시키고, 직고용을 요구하던 KTX 여승무원 180명도 특별채용했다. 4조 2교대 전환을 위한 인원 충원 약속도 받아냈다. 그런데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이라 파업 참여율 등이 예상을 밑돌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철도 파업 첫날 출근 대상자 1만4395명 중 23%(3262명)만 파업에 참여했다. 2016년 총파업에는 40%가 참여했는데, 그 절반에 그쳤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도 이번 파업 명분이 약해 결집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조의 파업 이유는 임금 4% 인상, 4조 2교대 근무 체제 전환을 위해 4600명 추가 채용 등이다.
특히 노조가 주장하는 4조 2교대 근무 체제부터가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조 2교대는 코레일 전체 직원 3만500명 중 차량정비직, 전기 유지보수직, 역무원 등 1만1000명(36%)이 적용 대상이다.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는 요일 상관 없이 교대 근무하는 교번 근무 방식으로 주 40시간 정도 일한다. 기존 방식인 3조 2교대로 근무하는 코레일 직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9시간 18분이다. 노조 요구대로 인력을 4600명 충원해 4조 2교대를 시행하면 근무시간은 주당 평균 31시간 정도로 떨어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평균 40시간도 근무하지 않는 직원들을 주 30시간 정도 일하게 하는 데 세금을 쓰자고 하면 과연 국민이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노조 주장대로 인력을 충원하려면 50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 때 파업해야 유리"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9일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 "과기부 산하 출연기관 미화·경비직 등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면서 "무조건 직고용하라"고 요구했다.
정규직 전환 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도 늘어나고 있다. 20일 한국정보진흥원 노조원 30여명은 하루 파업을 벌였다. 파견·용역직으로 일하다 지난 1월 직고용된 이들인데 "정부 방침에 따라 정규직이 됐는데 임금이 생각보다 적으니 15%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공공기관이 물러서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노동계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이번 정부 때 파업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지난 4일 서울대병원은 비정규직 6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하면서 "파업권을 확대해달라"는 노조 요구까지 수용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청소 근로자들도 "우리도 서울대병원처럼 직고용해달라"며 무기한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