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8.27 03:11
호모 사피엔스 복잡한 마음… 가족, 직장 관계 어렵게
인간의 '部族 심리', 부정적 작용하면 각종 갈등 유발
'알고 보니 괜찮네' 방법… 반대쪽과 칭찬 섞어 대화
지혜로운 사람이란 뜻의 인류를 가리키는 호모 사피엔스(Home sapiens) 관련 책들이 유행 중이다. 국내외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으며 왜 인기일까 생각해 보았다. 먼저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여러 분야의 연구 결과, 즉 사실을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는 작가의 주관적 상상과 해석이 책에 더 가득해도 '진짠가 봐' 하고 몰입하게 된다. 또 예언서처럼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위기를 담고 있다는 점도 흥미를 끄는데,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여전히 힘든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하며 관찰자의 입장에서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을 살펴보고 싶은 동기를 제공하지 않나 싶다. 또 '남의 탓'이란 심리 방어가 가능한 점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문제가 아니라 내 영혼이 담긴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드웨어 자체에 뿌리 깊은 단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피엔스'의 저자 말을 빌리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종의 위기'는 감당하기 어려운 주제이고 '가족의 위기'는 매일 접하고 있다. 위기의 구체적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크게 나누어보면 유사한 고민이 많다. 그중 하나가 '부모의 저런 모습은 절대 닮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자신이 부모가 된 후 자녀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고민이다. 예를 들면,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욕설이 포함된 거친 소통을 하셨는데, 엄마도 자신에게 똑같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그런 거친 소통을 자녀에게 하고 있어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마음먹기 나름이라는데, 절대 닮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는데 왜 닮는 것인지 이상하기만 하다. 그런데 닮을 수가 있다. 생각으론 '부모의 저런 거친 언행은 절대 배워서는 안 돼'라고 다짐해도 내 마음이 이상하게 작동된다. 부모는 중요한 존재이고 부모를 미워하는 것은 금기이기에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머금고 사는 것에 마음이 부담을 느낀다. 생각과 마음에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부모와 나를 확 동일시하며 부모의 행동을 흡수해 버린다.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저장된 그 행동이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다.
'종의 위기'는 감당하기 어려운 주제이고 '가족의 위기'는 매일 접하고 있다. 위기의 구체적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크게 나누어보면 유사한 고민이 많다. 그중 하나가 '부모의 저런 모습은 절대 닮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자신이 부모가 된 후 자녀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고민이다. 예를 들면,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욕설이 포함된 거친 소통을 하셨는데, 엄마도 자신에게 똑같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그런 거친 소통을 자녀에게 하고 있어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마음먹기 나름이라는데, 절대 닮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는데 왜 닮는 것인지 이상하기만 하다. 그런데 닮을 수가 있다. 생각으론 '부모의 저런 거친 언행은 절대 배워서는 안 돼'라고 다짐해도 내 마음이 이상하게 작동된다. 부모는 중요한 존재이고 부모를 미워하는 것은 금기이기에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머금고 사는 것에 마음이 부담을 느낀다. 생각과 마음에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부모와 나를 확 동일시하며 부모의 행동을 흡수해 버린다.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저장된 그 행동이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직장인들의 고민 사연 중 분노 조절에 대한 것이 많다. 생각과 마음의 부조화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화'에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예를 들면, 신상품은 이번 겨울에 출시하면 좋겠다는 내 의견에 상사가 미루지 말고 여름에 하라고 지시하여 그렇게 실행했더니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런데 상사가 왜 여름에 출시했느냐며 탓을 나에게 돌리는 것이다. 억울함과 그래도 상사인데 잘 지내야지 하는 부조화가 마음에서 일어나면서 무의식적으로 '여름에 출시한 건 내 잘못이야'라고 내 탓을 만들어 버리는데 깊은 마음에는 화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이 화는 내가 상사가 되었을 때 똑같은 행동을 하게끔 할 수 있다.
이렇게 호모 사피엔스는 복잡한 마음을 가진 종이다 보니 마음이 내 생존에 도움도 주지만 앞의 예들처럼 나를 불편하게 하고 가족, 직장 관계에서 갈등과 위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종의 위기'에서도 이런 마음의 이중성이 상당한 원인 제공을 하지 않나 싶다. 정치심리학에서 우리 마음에 부족(部族) 심리가 있다고 한다. 너와 나를 구분 짓는, 특정 그룹에 속하고 싶은 욕구이다. 이 또한 생존에 유익이 있어 마음에 존재하는 것일 텐데,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사회 분열, 과도한 민족주의나 국가 간 갈등 등을 유발하게 된다.
심화되는 사회 갈등은 세계적 문제인 듯한데 한 해외 유명 정치심리학자의 해결책이 단순하다 못해 순진하다. '알고 보니 괜찮네'라는 관계 기술인데 반대 부족의 사람을 우선 만나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에 칭찬을 섞어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많은 부 분 의견이 다르지만, 내가 정말 존경하는 점은 이거야 하고 말한 후 의견을 나누라는 것이다. 이 소통은 서로에게 '알고 보니 괜찮네'라는 느낌을 주어 화끈한 사과나 상대방에 대한 인정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상대 부족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은 결국 상대방은 '인간도 아니야'란 혐오감을 심어주어 성장이 아닌 파괴적인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호모 사피엔스는 복잡한 마음을 가진 종이다 보니 마음이 내 생존에 도움도 주지만 앞의 예들처럼 나를 불편하게 하고 가족, 직장 관계에서 갈등과 위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종의 위기'에서도 이런 마음의 이중성이 상당한 원인 제공을 하지 않나 싶다. 정치심리학에서 우리 마음에 부족(部族) 심리가 있다고 한다. 너와 나를 구분 짓는, 특정 그룹에 속하고 싶은 욕구이다. 이 또한 생존에 유익이 있어 마음에 존재하는 것일 텐데,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사회 분열, 과도한 민족주의나 국가 간 갈등 등을 유발하게 된다.
심화되는 사회 갈등은 세계적 문제인 듯한데 한 해외 유명 정치심리학자의 해결책이 단순하다 못해 순진하다. '알고 보니 괜찮네'라는 관계 기술인데 반대 부족의 사람을 우선 만나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에 칭찬을 섞어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많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