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최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협력 이익 공유제'를 두고 한 기업인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초로 기업이 돈을 벌면 납품 회사에 미리 정한 비율로 이익을 나누는 걸 법제화하는 방안을 도저히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업인의 주장은 당장 현실화될 수 없는 노릇이다. 현행 하도급법상 '손실 공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그러니 '잘 되면 나누고, 잘못되면 독박하자는 건가'라는 기업인들의 푸념이 쏟아지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취지는 존중한다. 하지만 이익 공유제는 '돈을 더 벌려는 노력이 바로 기업가 정신인데, 이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익스플로러 보러가기
현 정부 초기에 모 기업인이 "이번 정부 기업 정책의 핵심이 뭔지 압니까. 바로 이익을 줄이라는 겁니다. 돈 벌려고 존재하는 게 기업인데 말입니다"라고 너털웃음을 짓던 장면이 떠오른다. 요즘 '발언권'을 상실한 많은 기업인은 비공개 자리에서 "정권 실세(實勢)들이 경제 현장을 너무 모른다"고 아우성이다.
얼마 전 모 카드사에 다니는 선후배들과 만났더니 "창사 이래 처음 감원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내수 침체에다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탓이다. 통신료 인하에 몸살을 앓는 통신사의 임원은 "정부가 돈 벌려는 인간의 욕심과 그를 위한 노력을 '과욕'이나 '착취' '독식' 같은 개념으로 보는 듯하다"고 했다.
통상 양치기는 수십마리에서 수백마리의 양(羊)을 끌고 다닌다. 어떻게 양치기는 이렇게 많은 양을 끌고 다닐 수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