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민노총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오늘 총파업 강행

최만섭 2018. 11. 21. 10:44

민노총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오늘 총파업 강행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입력 2018.11.21 03:01
  • 文정부 덕에 복직 쌍용차 노조간부
    트위터에 파업 지지 글 올리자 文대통령 지지자들 댓글 폭탄

    문재인 정부의 중재로 복직(復職)한 쌍용차 노조 간부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정부를 비판하면서 '가자 총파업'이라고 쓰자,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틀어지고 있는 노정(勞政)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면서 21일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비판한 노조 간부에 대통령 지지자들 댓글 폭탄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지난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지난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 쌍용차 해직자인 김 지부장은 최근 복직이 확정됐다. /트위터 캡처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페이스북에 '가자, 총파업!'이라고 썼다. 그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노동법 개악 등 반노동 친재벌 정책으로 회귀하는 (문재인) 정부, 더는 안 된다'면서 '(총파업으로) 저항하고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민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문제 해결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쌍용차 해직자 출신인 김 지부장은 최근 정부 중재로 복직이 확정됐다. 쌍용차가 지난 2009년 정리해고한 165명 가운데 119명이 최근까지도 복직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인도에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직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9월엔 노사정(勞使政)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에서 쌍용차 해직자 전원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그 대가로 정부는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지원 등을 약속했다. 김득중 지부장 역시 9년 만에 회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김 지부장이 최근 "반노동 친재벌 정책으로 회귀한다"며 현 정부를 비판하자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물에 빠진 걸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는 김 지부장의 소셜미디어에 거친 말을 쏟아냈다.

    한 지지자는 "일국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 회장 만나 부탁하고, 해고자 재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정부가 지원하면서 복직시켜줬는데 이러느냐"고 했고, 다른 지지자는 "두 번 다시 함께 분노하고 안타까워하지 않겠다. 복직 반년도 안 지나 제대로 뒤통수를 쳤다"고 했다. "그냥 죽게 냅뒀어야 한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쓰레기들" 등 욕설도 있었다. 진보 성향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이 글을 공유하며 "염치를 모른다" "(노조) 요구가 끝이 없다" 등 노동계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총파업 강행

    이 사건은 지금의 노정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 정부는 꾸준히 친노동 정책을 폈지만 노동계 일각에선 '촛불'을 든 몫이니 더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 노사 전문가는 "노동계는 쌍용차 해직자 복직이 정부가 도와준 게 아니라 자신들이 벌인 장외(場外) 투쟁의 성과라고 본다"고 했다. 앞으로도 '촛불 청구서'를 들이미는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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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앞에서 파업 결의 - 2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민주노총 김명환(왼쪽 다섯째) 위원장 등 지도부가 21일 총파업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반노동 반 민노총 정국을 조장한 정부의 불통과 오만을 확인했다”면서“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등 전국 14곳에서 최대 20만명이 파업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형주 기자
    한편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등 14개 지역에서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민노총의 전국 단위 총파업은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 요구 총파업 이후 처음이다. 파업에는 약 16만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민노총은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
    고 "총파업에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도 많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파업보다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가리지 않고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노총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반노동 반민노총 정국을 조장한 정부의 불통과 오만을 확인했다"면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담대한 투쟁의 시작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1/20181121001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