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0.18 03:01
올킬루오토 지하 427m에 세계 최초… 100년간 4조 투입
북유럽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여 떨어진 에우라요키(Eurajoki) 올킬루오토(Olkiluoto). 이곳에선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사용 후 핵연료 영구처분 시설인 '온칼로(Onkalo)' 건설을 위한 굴착 작업이 한창이다. 수㎞ 떨어진 해안가엔 올킬루오토 원전 1·2호기가 전력을 생산 중이다. 내년 9월엔 3호기가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올킬루오토는 리클란카리 국립공원 등 4개 자연보존 지역과 원전이 공존하고 있었다.
◇암반 지하 427m에 밀봉… 40년 건설
플루토늄과 같은 핵폐기물은 수만년 동안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10만년 이상 영구 격리해야 한다. 원전 선진국인 미국·영국뿐 아니라 탈원전을 진행하는 독일도 핵폐기물 영구 처분시설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핀란드가 유일하게 짓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100년간 35억유로(약 4조5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암반 지하 427m에 밀봉… 40년 건설
플루토늄과 같은 핵폐기물은 수만년 동안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10만년 이상 영구 격리해야 한다. 원전 선진국인 미국·영국뿐 아니라 탈원전을 진행하는 독일도 핵폐기물 영구 처분시설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핀란드가 유일하게 짓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100년간 35억유로(약 4조5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온칼로는 2억년 이상 된 화성암층 427m 깊이에 지하 터널을 만들고, 터널 바닥에서 5.2m 깊이 구덩이를 파 폐연료봉이 담긴 밀봉용기를 묻어 10만년간 보관한다. 2024년 완공된다.
핀란드 정부는 1983년부터 핵연료 영구처리 시설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따로 후보지 공모는 하지 않았다. 국가 책임 아래 가장 안전한 지역을 선정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1999년 4개 후보지로 압축했고, 이듬해 올킬루오토가 낙점됐다. 지역 선정에만 17년이 걸릴 만큼 신중했다.
에우라요키 시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정부 결정을 받아들였고, 핀란드 의회가 찬성 159명, 반대 3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리쿠 후투넨 핀란드 고용경제부 에너지실장은 "정부는 방폐장 건설 지역에 어떤 경제적 보상도 약속하지 않았지만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후보지 간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원전 늘리는 핀란드… 노후 원전 수명도 20~30년 연장
핀란드 정부는 1983년부터 핵연료 영구처리 시설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따로 후보지 공모는 하지 않았다. 국가 책임 아래 가장 안전한 지역을 선정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1999년 4개 후보지로 압축했고, 이듬해 올킬루오토가 낙점됐다. 지역 선정에만 17년이 걸릴 만큼 신중했다.
에우라요키 시의회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정부 결정을 받아들였고, 핀란드 의회가 찬성 159명, 반대 3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리쿠 후투넨 핀란드 고용경제부 에너지실장은 "정부는 방폐장 건설 지역에 어떤 경제적 보상도 약속하지 않았지만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후보지 간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원전 늘리는 핀란드… 노후 원전 수명도 20~30년 연장

핀란드는 올킬루오토 원전 1·2호기와 로비사 원전 1·2호기 등 원전 4기를 가동 중이다. 4기 모두 1977~1981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최근엔 노후 원전 수명을 20~30년 늘리고, 올킬루오토3호기, 1.2GW 규모의 한히키비 등 추가 원전 건설도 추진 중이다.
핀란드의 원전 발전 비중은 25%에 달한다. 수력·풍력이 23%, 주변국에서 수입 전력이 24%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 덕분에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7년 기준 1kWh당 8.4유로센트로 유럽연합(EU)에서 스웨덴(8.1유로센트)에 이어 둘째로 싸다. 원전이 없는 덴마크가 27.5유로센트로 가장 비싸고,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정책 교범으로 삼는 독일이 19.9유로센트로 둘째로 비싸다. 핀란드는 6기 원전이 모두 가동되면 원전 비중이 40% 이상으로 더 늘어난다.
1986년 불과 1400㎞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악몽을 지금도 기억하는 핀란드가 원전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상호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 출연기관인 기술연구센터(VTT)의 에리카 홀트 박사는 "핀란드는 노르웨이처럼 큰 강도 없고, 태양광도 많지 않다"며 "풍력은 자연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도 심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최대 에너지 회사인 포텀의 폴리나 워시오 커뮤니케이션 부회장은 "기후변화에 맞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원전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높은 신뢰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핀란드에서도 원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도 핀란드가 원전 발전을 늘리고 세계 최초로 핵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안전 대책 등을 수립해 국민의 신뢰를 얻은 덕분이다. VTT의 원자력안전센터는 9·11테러 이후 미국, 캐나다, 유럽과 함께 비행기가 원전 외벽에 충돌했을 때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연간 약 20발의 미사일을 원전 외벽과 같은 재질에 발사하는 실험을 한다.
후투넨 에너지실장은 "핀란드 국민 60%가 원전 운영에 찬성하고, 수도 헬싱키에도 소규모 원전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안전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말했다. 로비사 원전 인근에 거주하는 유시(54)씨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핀란드 인근에서 원전 사고를 겪은 만큼 원전의 위험성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핀란드인은 실용적인 사람들"이라며 "정부를 믿지 못할 이유가 없다. 원전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원전 발전 비중은 25%에 달한다. 수력·풍력이 23%, 주변국에서 수입 전력이 24%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 덕분에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7년 기준 1kWh당 8.4유로센트로 유럽연합(EU)에서 스웨덴(8.1유로센트)에 이어 둘째로 싸다. 원전이 없는 덴마크가 27.5유로센트로 가장 비싸고,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정책 교범으로 삼는 독일이 19.9유로센트로 둘째로 비싸다. 핀란드는 6기 원전이 모두 가동되면 원전 비중이 40% 이상으로 더 늘어난다.
1986년 불과 1400㎞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악몽을 지금도 기억하는 핀란드가 원전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상호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 출연기관인 기술연구센터(VTT)의 에리카 홀트 박사는 "핀란드는 노르웨이처럼 큰 강도 없고, 태양광도 많지 않다"며 "풍력은 자연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도 심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최대 에너지 회사인 포텀의 폴리나 워시오 커뮤니케이션 부회장은 "기후변화에 맞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원전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사회에 대한 높은 신뢰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핀란드에서도 원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도 핀란드가 원전 발전을 늘리고 세계 최초로 핵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안전 대책 등을 수립해 국민의 신뢰를 얻은 덕분이다. VTT의 원자력안전센터는 9·11테러 이후 미국, 캐나다, 유럽과 함께 비행기가 원전 외벽에 충돌했을 때 버틸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연간 약 20발의 미사일을 원전 외벽과 같은 재질에 발사하는 실험을 한다.
후투넨 에너지실장은 "핀란드 국민 60%가 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