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당뇨병에 취약한 한국인… 과식이 '작은 췌장' 더 망가뜨린다

최만섭 2018. 8. 20. 11:17

[이금숙 기자의 헬스톡톡] 당뇨병에 취약한 한국인… 과식이 '작은 췌장' 더 망가뜨린다

  • 이금숙 기자

입력 : 2018.08.20 10:11

한국인은 당뇨병에 취약하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의 크기가 작고, 그에 따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이 체격과 연령이 비슷한 한국인과 서양인 각각 43명을 대상으로 췌장 크기와 기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12.3% 정도 작았으며, 인슐린 분비능은 36.5% 정도 떨어졌다. 췌장의 크기가 작으면 베타세포 개수가 적다. 베타세포는 혈당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로, 베타세포 개수가 적으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안 이뤄져 당뇨병이 발생한다. 임수 교수는 "베타세포는 췌장의 소도라는 세포 무리에 포함돼 있으며, 소도에 포함된 세포 가운데 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껴서 잘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베타세포를 망가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과식이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하면 혈당이 올라가 이를 조절하기 위해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해야 한다. 임수 교수는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여력은 보통 식사의 3배 정도"라며 "그 이상 섭취하면 베타세포에 과부하가 걸려 스스로 파괴되는 자가괴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베타세포 기능과 영양소에 대해 평가한 결과에서도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베타세포 기능 저하와 관련 있었다.


과식으로 췌장에 지방이 쌓이면 지방세포에서 염증 유발 물질이 나와 베타세포를 파괴시키고 췌장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줌으로써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췌장에 낀 지방을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임수 교수는 "밤에 수면을 잘 못 취하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는데,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하면 혈당이 높아진다"며 "혈당을 낮추기 위해 베타세포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술도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해 베타세포에 부담을 준다. 베타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당뇨병 약도 있다. 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췌장에 낀 지방의 독성을 감소시켜, 베타세포의 사멸을 예방하고 베타세포 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9/201808190111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