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뇌 건강은 식습관으로부터… 커큐민, 치매 예방에 도움"

최만섭 2018. 6. 11. 10:37

"뇌 건강은 식습관으로부터… 커큐민, 치매 예방에 도움"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8.06.11 09:25

[헬스 톡톡] 게리 스몰 UCLA 노화연구소장

치매는 노인에게 공포와도 같은 질환이다. 여러 설문조사에서 노인이 가장 두려워 하는 질환으로 치매를 꼽는다. 그러나 치매 치료제의 개발은 요원하기만 하다. 아주 오랜 기간 치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획기적'이라고 할 만한 치료제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게리 스몰 박사를 만나 치매 치료제 개발 현황과 예방법에 대해 물었다.

미국 UCLA 노화연구소장이자 신경외과 교수인 개리 스몰 박사는 지난해 개최된 국제알츠하이머학회에서 ‘커큐민(테라큐민)의 기억력·주의력 향상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매와 인지행동장애 환자에게 테라큐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UCLA 노화연구소장이자 신경외과 교수인 개리 스몰 박사는 지난해 개최된 국제알츠하이머학회에서 ‘커큐민(테라큐민)의 기억력·주의력 향상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매와 인지행동장애 환자에게 테라큐민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많은 제약사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고 실패했다. 뇌과학자로서 왜 이렇게 치매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고 보나.

"두 가지 이유다. 첫째, 한 가지 기전의 연구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다.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 치매가 발병한다는 가설이 있었는데, 여기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있다. 둘째, 이미 치매가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의 효과를 시험한 경우가 많았다. 노인의 경우 뇌뿐 아니라 신체 어느 곳도 완전히 손상된 조직은 복구되지 않는다."

―언급한 대로 최근 베타아밀로이드 가설에 의문이 제기된다. 치매 발병과 관련한 다른 가설엔 무엇이 있나.

"치매 환자에게선 공통으로 뇌 염증 반응이 관찰된다. 염증은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다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염증이 정상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발생한다. 염증 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해 문제를 일으킨다. 이 염증을 어떻게 줄일지 연구가 진행되면 조금 더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다. 예방법은.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제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친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효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확실히 입증된 치매 예방법은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심혈관질환 예방·관리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이고 사교적인 사고방식 등이다. 이 가운데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는 것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꼽고 싶다. 식습관은 뇌 건강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중년에 비만·과체중인 사람은 고령이 돼 치매 위험이 더 크게 보고된다. 저녁식사 이후 12시간 금식하면 뇌 보호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매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음식·성분이 너무도 많아 혼란스럽다.

"많은 사람이 영양보조제를 먹는다. 하지만 적잖은 영양보조제가 과학적인 근거가 확실치 않다. 예를 들어 은행나무추출물 등이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많지만, 대규모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치매 예방 혹은 증상 완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과다 복용했을 때 출혈 위험만 높인다."

―그렇다면 반대로 치매 예방 효과로 주목하는 물질이 있다면.

"커큐민을 꼽고 싶다. 익히 알려진 대로 강황은 카레의 주원료다. 실제 인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낮은데, 카레에 포함된 커큐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치매 원인으로 언급했던 뇌의 염증 작용을 막는 데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연구를 직접 진행했다. 그 결과, 항염증 작용은 충분하면서 부작용은 기존 치료제보다 적게 관찰됐다. 다른 여러 연구에서도 커큐민은 치매 원인 물질 후보인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관찰된다."

―커큐민은 몸에 흡수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커큐민은 입자가 커서 몸에 흡수가 잘 안 된다. 우리 연구팀은 흡수가 잘 되는 커큐민의 형태가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커큐민 중에서도 테라큐민이라는 물질이 흡수율이 28배로 높다는 연구를 찾아냈다. 테라큐민은 물에 쉽게 용해되고, 몸에 잘 흡수되도록 입자 크기를 줄인 커큐민의 일종이다. 경도인지장애 및 기억력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테라큐민의 효과를 직접 살펴보니, 복용 18개월 시점에 기억력·주의력은 더 향상되고 우울감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 촬영에서도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이 더 적게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큐민 외에도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은 무엇인가.

"오메가3지방산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가 염증을 억제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여러 과일·채소가 뇌의 노화를 막고, 뇌 피로를 없앤다."

―한국 치매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치매 예방법은 간단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들이다. 규칙적 운동, 건강한 식생활, 금연·금주 등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다. 의사와의 관계다. 많은 고령자가 의사와 상의하는 대신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영양보조제를 선택한다. 그러나 이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부작용을 유발한다.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고 섭취하도록 한다. 또한,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고민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일시적이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의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가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처방받아야 한다. 이런 치료제는 대부분 조기에 복용할수록 효과가 크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0/201806100074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