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05 03:08
[미래산업 전쟁… 한국이 안 보인다] [4] 뒤처지는 '수소 사회'
도요타·닛산·혼다 연합팀, 2025년까지 충전소 320개로 확대
중국은 전담부서까지 만들어 충전소 설립비용 60% 지원 나서
"에너지 기업과 자동차 회사들이 수소 에너지와 수소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지원하겠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이 분야의 기술적 난관을 함께 돌파할 수 있는 산업사슬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지난 2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연합' 출범식. 중국의 산업·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먀오웨이(苗土干)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은 '수소차 굴기(崛起)'를 선언했다. 그는 "수소차 분야에서 글로벌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며 "정부는 이를 위해 업계에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이제는 세계 최대 수소차 시장이 되겠다는 새 목표를 향해 시동을 건 것이다.
◇전기차 이어 수소차 점령 노리는 중국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지금보다 60~65% 줄여야 하는 중국은 배기가스 제로(0)인 수소 산업이 환경과 미래 먹거리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축소하면서도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유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각종 인센티브를 주며 수소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충전소 설립 비용의 60%를 정부가 지원하고 수소 충전소를 전담하는 부서도 만들었다. 공업정보화부와 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등 중앙 3개 부처가 합동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 ▲ 아마존, 물류센터에 수소연료 지게차 -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지분을 일부 인수한 플러그파워 지게차. 아마존은 수소연료전지기술을 물류센터용 지게차에 사용 중이다. /플러그파워
중국 창청자동차는 "오는 2020년 첫 수소전지 승용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는 상하이차 외에 푸톈, 위퉁, 진룽 등 각 업체들이 수소차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아베 "세계 최초 수소 사회 만들겠다"
일본도 수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일본은 2014년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 수소사회 추진을 명시했다. 궁극적으로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차를 확대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작년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세계 최초로 수소 사회를 실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다양한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일본 고베시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소를 이용해 대량 발전을 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도요타·닛산·혼다·JXTG·도쿄가스 등 11개 회사가 연합해 '수소충전소 일본 연합'을 만들었고, 해외에서 수소를 수입하는 공급망도 준비하고 있다. 수소차 인프라 확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현재 97개인 차량용 수소 충전소를 2025년까지 3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도 국가별로 수소버스, 수소기차, 수소선박 등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2007년부터 10년 단위의 장기 프로그램인 '수소 연료전지 기술혁신 국가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고, 영국도 정부 주도 수소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도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자국 내 수소 생산과 운반, 저장 등 인프라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수행하고 있다. 박진남 경일대 교수(신재생에너지학과)는 "해외는 정부가 수소 사회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 업체가 나서 인프라 확대 등을 추진해 자생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한국이 구체적인 투자와 구축 계획이 없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선진국과의 수소 인프라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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