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화전·커튼·우리아이 의자도 IoT가 관리한다

최만섭 2018. 4. 23. 08:47

소화전·커튼·우리아이 의자도 IoT가 관리한다

  • 박순찬 기자입력 : 2018.04.23 03:08
  • 사물인터넷, 공공시설까지 확산… LG U?, 동파 방지 소화전 만들어
    SK매직, 가스레인지 원격 조종… LS전선, 재고관리 시스템에 적용

    22일 경북 예천군 예천상설시장 입구. 도로변의 빨간 소화전 앞에 차량이 정차하자 "소화전 앞 주정차 금지 구역입니다"라는 방송과 함께 붉은 경광등이 돌기 시작했다. 소화전에 부착된 주정차 방지 센서가 차량을 감지해 스피커로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소방 용수(用水)가 새거나 얼지는 않는지 등 온도와 압력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종합상황실에 전송한다. 날이 추워지면 자동으로 히터를 켜 동파도 방지한다. 이 똑똑한 소화전은 LG유플러스와 경북소방본부가 협력해 지난달 설치했다. 사물(事物)에 센서를 부착하고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고 작동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적용한 결과다.

    사물인터넷이 가전·가구·생산설비·공공시설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2015년(4조7000억원)에 비해 40% 증가했다. 2020년에는 17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만 2000여곳이다.

    가정용 사물인터넷 시장 선점 경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전자업체·스타트업들은 가정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이른바 '스마트홈' 시장 선점(先占)에 나서고 있다. 각 사별로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전원 플러그, 조명을 비롯해 의자, 가스레인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올 1월 국내 양대 의자업체인 시디즈디비케이는 LG유플러스·SK텔레콤과 각각 협력해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의자 '링고스마트'와 '듀오백 온'을 각각 선보였다. 이 의자는 엉덩이 부분에 압력 감지 센서가 탑재돼 있다. 자녀가 엉덩이를 살짝 걸쳐 앉는지, 삐딱하게 눕듯이 앉는지 등 자세를 시간대·일별로 분석한 통계를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보내 자세 교정을 돕는다. 생활가전기업 SK매직은 올 2월 SK텔레콤과 협력해 사물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빌트인(built-in) 가스레인지를 선보였다. 이 가스레인지에는 원격 불 끄기는 물론이고 사흘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알람을 보내주는 기능이 있다. 지난달 네이버·카카오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 공동 투자를 유치한 스마트홈 스타트업 브런트는 스마트폰으로 블라인드(빛 가리개)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제품을 내놓았다.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제품들 그래픽
    가구(家具)에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스마트 가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7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행사에서 현지 가구 브랜드 나뚜찌와 협업해 소파에 앉은 채로 '낮잠 자고 싶어'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소파가 뒤로 젖혀지고 조명이 어두워지며 가습공기청정기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사물인터넷 거실'을 구현했다.

    산업용도 빠르게 확산

    사물인터넷은 산업용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빌딩의 조명·공조(空調) 시스템에 센서를 부착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거나 공장 생산설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통신사뿐 아니라 삼성전자·LG CNS·포스코ICT와 같은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LS전선은 작년 9월 강원도 동해 사업장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재고(在庫)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이후로는 스마트폰으로 제품 위치와 재고 수량 파악은 물론 제품 운송 경로 추적까지 가능해졌다"고 했다.

    올 1월 부산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든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ofo) 역시 KT와 손잡고 자전거에 부착한 사물인터넷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보관 시설 없이 가까운 곳의 자전거를 검색해서 타고, 도착해선 아무 데나 세워두면 된다. 경기 의왕시에 설치된 '긴급 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은 구급차·소방차와 같은 긴급 차량이 교차로 100m 이내에 접근하면 교통신호 제어기가 이를 감지해 기존 신호를 중단하고 해당 진행 방향에 직진·좌회전 동시 신호를 내준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는 이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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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3/2018042300002.html#csidxb5d8cedaeeb5472bc9a97d4d289bb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