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 소설가](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802/09/2018020902874_0.jpg)
선진국을 여행하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풍경이 있다. 식당에도, 상점에도, 관공서에도 있는 'Wet Floor'라는 안전 경고 표지판이다. 우리 기준으로는 딱히 필요 없어 보이는 곳에도 어김없이 존재한다.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다른 것이다. 최근 재난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제천화재에 이어 밀양에서도 큰 화재가 있었다.
안전 불감증과 인재(人災)라는 단어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지난해에 본 뉴스를 올해 다시 재방송으로 보는 느낌이다. 여러 번 겪고도 느끼지 못하면 병이다. 그 많은 슬픔과 절망을 겪고도 고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감을 넘어 무능(無能)이다.
얼마 전, 활발한 성격의 후배가 고민을 털어놨다. 걱정이 너무 많고 예민해서 매사 피로하다는 얘기를 해서 놀랐다. 일자 샌드의 책 '센서티브'에는 흥미로운 얘기가 등장한다. 민감한 사람 중 30%가 외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 내향성과 민감함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고백한다. 나 역시 그랬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걱정만 하는 사람과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 민감한 사람은 최악의 경우를 미리 상정해 대비한다.
일자 샌드는 두려움은 생존을 위한 인체 경고 시스템이며, 두려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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