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충직한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상대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한다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다. 국민연금이 이를 도입할 경우 다른 연기금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300여곳도 대부분 뒤를 따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오전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빨라야 내년 하반기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했고, 일본 등 12국이 운용 중이다. 우리나라는 작년 12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한국판 스튜어드십의 7개 원칙(코드)를 공표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11개 자산운용사, 2개 자문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 중인 대기업 등 주요 상장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9월 현재 612조원으로 3분기 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278개에 달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워낙 덩치가 커서 상장 대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는 데다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산하라 관치(官治)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스튜어드십이 도입되면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의 실질적인 권한이 크게 강화될 수 있어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적용하는 범위와 대상은 아주 제한적으로 시작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경영 간섭 우려를 불식할 투명한 관리기구와 원칙을 만드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며 "건강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수익성 하락 불안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