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노동계 간담회에서 사실상 노사정위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탈퇴한 이후 한 번도 정부 및 경영계와 공식적인 틀에서 노동시장 개혁 등 사회적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민노총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노동계 초청 만찬에 불참했고 올해 노사정위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민노총을 향해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했지만 외면하고 있다.
강성 노조의 영향으로 기업의 해외 탈출이 이어졌던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가을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새로운 고용이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의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은 9일 임직원 1300명을 명예퇴직 형태로 내보내고, 그 대신 줄어드는 인원만큼 젊은 인력을 충원했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젊은 직원을 새로 뽑아 전체 고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크롱의 노동개혁도 쉽지 않았지만 개별 노조단체를 만나 수백 시간의 마라톤회의를 열면서 불합리한 노동법을 뜯어고쳤다. 청년일자리 만들기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도 귀족노조에 무한정 끌려다닐 만큼 여유롭지 않다. 민노총이 이번 노사정위의 제안마저 거부한다면 정부로서도 더 이상 기다려줄 명분도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