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작년에 결심했던 계획의 반의반도 실행하지 못한 우리들. 하지만 또 한 번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기에 우리는 또다시 결심한다. 올해는 더 열심히,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의미 있게 살겠다고. 그런데 궁금해진다. 지구가 타원형 모양으로 태양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나의 결심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지난 46억년 동안 그랬듯 앞으로 64억년 동안 지구는 태양을 매년 한 바퀴 돌 텐데 말이다.
물론 핵심은 '원점'에 있다. 인생은 모르는 곳에서 시작해 모르는 곳으로 향하는 기차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한 번 지나간 곳을 두 번 다시 지나지 않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그렇기에 두 번 다시 같은 강에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강물이 언제나 흐르듯 나 자신도 항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은 무한의 반복과 무한의 기회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주지 않는가? 겨울에 사라진 생명이 봄에 다시 태어나 듯 2017년에 놓친 기회들이 2018년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보이니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가는 후회와 아쉬움. 택하지 않은, 지금과 전혀 다른 인생을 가능하게 했었을 것만 같은 과거의 선택만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져가는 미래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가 말하지 않았던가: 어린 시절 발밑에 보이던,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았던 '인생'은 사실 처음부터 송두리째 거짓말이었다고.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고, 언제나 다신
원점부터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런 인생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인생은 다 지워버리고 새로 깔 수 있는 컴퓨터 OS가 아니니 말이다.
2018년 1월 1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2028년 4월 1일, 2038년 7월 6일, 2048년 12월 31일…. 매일마다 우리는 반복된 원점이 아닌 언제나 새로운 아침과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1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2028년 4월 1일, 2038년 7월 6일, 2048년 12월 31일…. 매일마다 우리는 반복된 원점이 아닌 언제나 새로운 아침과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