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사설] 北核 앞에서 日은 붙잡고 있는데 韓은 버리겠다는 것

최만섭 2017. 11. 21. 08:50

[사설] 北核 앞에서 日은 붙잡고 있는데 韓은 버리겠다는 것

입력 : 2017.11.21 03:20

일본 집권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지난 18일 한 강연에서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여차하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억제력이 되고 있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 다른 강연에서는 "북·중·미·러가 핵보유국인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이후 일본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 중 한 명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들의 핵무장 능력을 후퇴시키는 조치를 한 적이 없다.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한 상태에서 핵물질을 축적하고 핵 능력을 고도화해 이제 완벽한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갖췄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핵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미국의 동의 없이 일본 핵무장은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일본 국민들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 보위를 책임진 정치인들이 안보의 최소한 조건에 대해 준비하고 고민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핵무장 할 능력이 있고 명백한 위협 앞에서는 그것을 실행할 결의를 가진 나라와 핵 능력 자체가 없거나 그럴 의지조차 없는 나라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일본 수준의 핵무장 능력은 그 자체로 핵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이 그 능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핵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핵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지식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원자력 관련 기술을 반드시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쓰나미로 인한 원전 사고를 겪고도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한국도 일본, 남아공과 함께 1~2년 안에 핵무장이 가능한 국가로 분류된다. 재처리 권한을 빼고는 원자력 인프라와 인력·기술이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탈(脫)원전으로 있는 핵 능력마저 거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탈원전으로 원자력 산업·연구 기반이 붕괴되면 10~20년 안에 우리는 사실상 핵무장 능력 자체가 없는 나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을 첫째 목표로 삼고 있다. 현실적으로 북핵의 목표는 한국뿐
일 것이다. 이런 처지에 있는 나라의 집권당 정치인들은 핵은 핵으로써만 막을 수 있다는 절대 진리조차 외면하고 사기극으로 끝난 한반도 비핵화에만 매달려 있다. 최악의 경우에 나라와 국민을 무엇으로 지킬 것이냐고 물으면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한국의 집권당 정치인 입에서 나와야 할 얘기를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는 일본의 집권당 의원에게서 듣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0/20171120030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