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윤의 너희가 솔로를 아느나]
눈 뜨자마자 엄습하는 알코올 냄새와 불안감… 나, 어제 어떻게 왔지?
잘려버린 아까운 내 기억… 안 그래도 짧은 인생인데 이젠 절대 술 안 마셔!
어스레한 어느 골목길, 술에 취해 엉망이 된 내가 휘청이고 있었다. 그런 나의 발치에는 내가 방금 쏟아낸 것으로 보이는 질펀한 토사물이 한 무더기 놓여 있었는데, 그 양이 어찌나 푸진지 비둘기 오십 마리가 둘러앉아 삼일 밤낮으로 잔치를 벌여도 될 지경이었다. 나는 그러고도 더 게워낼 것이 남았었는지 "야, 내 등 두드리지 마. 두드리지 말라고! 자꾸 두드리면 나 또 토한다!" 하며 혀 꼬인 목소리로 친구를 협박했다. 속에 있는 것을 토해 내느라 애쓰는 나의 등을 두드려주던 친구의 손길을, 구토를 부추기는 채찍질로 오해했으리라. 등 두드리지 말라는 소리가 마흔아홉 번쯤 반복되었을 때, 친구의 깊은 한숨 소리와 함께 동영상이 끊겼다. 얼굴이 화끈거리다 못해 터질 것처럼 뜨거워졌다. 나는 이 치욕스러운 광경을 누가 보기라도 할세라 황급히 동영상을 지워버렸다.
숙취가 가시질 않아 종일 앓았다. 꼼짝없이 침대에 드러누워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어젯밤 일은 분명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전연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니 결국, 그것은 나에게 없는 시간과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이런 식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얼마나 될까? 안 그래도 짧은 인생, 그 일부를 뭉떵뭉떵 잘라서 내다 버렸다는 결론에 이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나는 굳게 다짐했다. 죽는 날까지 술을 입에 대지 않기로 말이다. 술을 끊고 환골탈태하여 성실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그저, 순간순간의 기억이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겨지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나의 결심을 전했다. 그러자 그녀는 "안 돼, 술 키핑해놨단 말이야. 끊을 때 끊더라도 남은 술은 다 마셔야지!" 하며 한참을 앙앙대다가 이어 말하길 "하긴, 창피해서 거길 또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