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원장은 북한의 핵무기 처리, 대규모 난민 대처, 북한 사회질서 회복, 북한 정권의 재편 등 4가지를 한국 및 미국과의 협의 안건으로 제시했다. 북한 붕괴에 따른 제반 문제를 미국은 물론 한국과도 협의하자는 것은 미국의 선제타격에 따른 북한의 붕괴까지도 염두에 뒀다는 뜻이다. 동료 학자들의 지지가 잇따르면서 중국 내 파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확산되는 북한 포기·붕괴대비론에 중국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안 출신의 재야 학자를 동원해 자 원장의 주장을 한 번 비판했을 뿐 아직까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까지 전격 시행된 마당에 미국과 북한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받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북-미 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초를 전후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리고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국도 달라져야 한다. 5년 전만 해도 북한은 핵을 개발하는 중이었지만 지금은 핵은 물론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손에 넣으려는 시점이다. 대화를 통해 북핵 포기를 이끌어내자는 주장은 북한조차도 동조하지 않는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핵 확산 금지 노력을 조롱하는 북한을 두둔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 미국과 함께 핵 없는 한반도와 평화로운 동북아 지역을 건설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어느 쪽이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부흥, 즉 ‘중국의 꿈(中國夢)’을 이루게 하는 길인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