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13 03:00 | 수정 : 2017.07.13 08:14
[아프리카 오지·응급환자 발생한 도시에 드론 앰뷸런스 출동]
- 르완다, 드론으로 수혈용 혈액 수송
위성지도 따라 시속 128㎞ 비행… 혈액수송, 4시간서 15분으로 단축
- 스웨덴 심장마비 환자 구조 테스트
자동심장박동기 매단 드론이 앰뷸런스보다 17분 빨리 도착
- 드론 비행 규제가 걸림돌
"조종사 시야 밖 비행 금지 규정… 의료용 드론은 제외시켜야 "
아프리카 르완다 남부의 카브가이 병원. 30분 뒤에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다. 그래도 의료진은 걱정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주문만 하면 수술 시간 전에 하늘에서 혈액을 담은 택배 상자가 내려오기 때문이다.의료 시설이 부족한 오지나 응급환자가 발생한 도심에 '앰뷸런스 드론'이 날아오고 있다. 르완다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드론을 이용한 의약품 택배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의료 현장에서 앰뷸런스 드론은 생명의 한계선인 골든 타임을 지킬 신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혈액 수송 4시간에서 15분으로
르완다 의사들이 믿고 있는 것은 미국 집라인(zipline)사의 드론(무인기)이다. 국제화물운송기업 UPS와 집라인은 르완다 정부와 협약을 맺고 지난해 10월부터 드론으로 수혈용 혈액을 배달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상용 드론 택배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었다.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은 작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상용 드론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 ▲ 집라인의 드론이 낙하산을 단 혈액 상자를 투하하는 모습. 집라인은 지난해 10월부터 르완다에서 드론을 이용한 혈액 수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집라인
드론의 장점은 시간이다. 르완다의 지방 병원들은 혈액이 부족하면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수도까지 가서 혈액을 구해왔다. 하지만 도로 사정이 나쁘고 1년에 두 번씩 우기(雨期)까지 있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카브가이 병원에서 60㎞ 떨어진 수도까지 갔다 오느라 3~4시간씩 걸렸다. 드론은 이 시간을 단 15분으로 줄였다. 드론이 가장 필요한 곳은 산부인과이다. 르완다는 출산 관련 사망률이 344건당 1명으로 미국의 20배에 이른다. 대부분 과다 출혈로 사망한다.
◇응급환자 살릴 골든 타임 확보
집라인은 탄자니아 정부와도 의료용 드론 택배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회사는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제이컵 홀렌버그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논문에서 앰뷸러스 드론이 선진국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입증했다.
- ▲ 네덜란드 델프트대 연구진이 제안한 앰뷸런스 드론의 시연 장면(위 사진). 드론에 장착된 장비로 심장 박동이 정지된 환자를 되살리는 모습이다. 스위스 우체국은 올해부터 혈액 샘플 등을 드론으로 배달하는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아래 사진). /네덜란드 델프트대·스위스 우체국
심장박동이 멈추면 1분마다 생존 확률이 10%씩 줄어든다. 드론만이 환자를 구할 골든 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1~2년 내에 본격적인 앰뷸런스 드론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익사자 탐색이나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할 앰뷸런스 드론도 계획하고 있다.
◇자율비행 위해 규제 개혁 필요
문제는 규제다. 르완다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 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나 드론을 비행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용 드론이라면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위스 우체국은 지난 4월부터 소도시 루간에서 드론으로 혈액 샘플을 운송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벨기에도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소니는 자회사 에어로센스가 만든 드론으로 제약사 MSD와 함께 자연재해로 고립된 지역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올 초 미래부 우정사업본부가 드론으로 도서 산간 지역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약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없던 일이 됐다. 오기호 우정사업본부 물류기획과장은 "논란 이후 시범사업 대상을 일반 구호품으로 한정했다"며 "다음 달쯤 전남 고흥 앞바다의 득량도와 강원도 영월에서 시험 비행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우정사업본부의 택배 드론에 자율비행과 장애물 회피 등을 위한 비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며 "앞으로 해킹을 막을 보안기술을 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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