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사설] 日 사드 레이더엔 아무 말 않는 中, 한국만 만만한가

최만섭 2017. 3. 9. 09:19

[사설] 日 사드 레이더엔 아무 말 않는 中, 한국만 만만한가

입력 : 2017.03.09 03:13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8일 "한국은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드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며 "사드는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고 이는 이웃 나라로서의 도리를 어긴 것이자 한국 안보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지난 6일 사드 장비 일부가 한국에 도착한 이후 나온 중국의 반응이다. 중국이 뭐라든 북핵·미사일을 막을 군사 대비는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 레이더 때문이다. 그런데 사드 레이더는 이미 일본에 두 군데 배치돼 있다. 전진 배치용 레이더로 최대 탐지 거리는 2000㎞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종말 단계 요격용으로 탐지 거리가 1000㎞ 미만이다. 이상한 것은 사드 레이더를 목에 가시처럼 여긴다는 중국이 일본 사드를 문제 삼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후 탐지 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억지 논리도 있지만 북 미사일 요격도 벅찬데 중국 감시용으로 바꿀 까닭이 없다. 미국은 사드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중국 감시 장비를 이미 충분히 갖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중국 땅 전체를 겨냥해 구축한 레이더 시스템의 경우, "중국에서 파리 한 마리가 날더라도 추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러시아 언론은 전한다. 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 물론 자신들도 대한민국을 샅샅이 훑는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사드에 대해서만 우리 정부가 설명하려 해도 듣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아주 막무가내다.

한때는 한·미·일 체제에서 한국을 떼내려 중국이 이런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진핑 주석이 공개적으로 반대했는데 한국이 강행한 데 대한 '괘씸죄'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국을 만만하게 보고 길들일 수 있다고 여기는 이 시대착오 사고방식이
더 큰일일 수 있다.

주한미군 장비 배치가 국회 비준 대상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제 민주당은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당론으로 정했다. 경북 성주에선 사드 장비 반입을 막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 나팔수로 나설 사람들도 곧 등장할 것이다. 나라 지키는 일을 '남 일'로 여기는 나라는 그것이 '내 일'이 됐을 때는 결코 감당할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8/20170308033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