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사설] 사드 장비 한국 도착, 이제 국내 정쟁 중단을

최만섭 2017. 3. 8. 07:03

[사설] 사드 장비 한국 도착, 이제 국내 정쟁 중단을

입력 : 2017.03.08 03:15

주한 미군이 발사대 2기 등 사드 포대의 일부 장비를 한국으로 들여왔다고 한·미 군 당국이 7일 밝혔다. 레이더, 요격 미사일 등 다른 장비들도 속속 도착한다고 한다. 성주골프장 부지 공사,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가 끝나는 대로 그 장비들은 경북 성주에 전개된다. 4월 말도 가능하다고 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새 정부 출범 전에 배치가 완료된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 6일 동해 상으로 중거리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자기들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과시하려 했을 것이다. 실제 우리 내부에는 북한이 1000기 안팎의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는데 사드가 무슨 소용이냐는 논리로 사드를 조롱·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사드 하나로 북의 미사일을 모두 막을 수 없다. 세상에 그런 방어 체계는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조금씩 방어 확률과 방어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란 긴 과정에 막 들어섰고 그 본격적인 시작이 바로 사드 도입이다.

사드가 필요한 것은 북의 노동급 이상 미사일 때문이다. 노동급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면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 이때 탄두 낙하 속도가 빨라 기존의 PAC-3 미사일로는 요격하기 어렵다.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금 노동급 이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지상 시스템은 사드밖에 없다. 사드를 철회하자는 것은 북핵·미사일에 대한 군사적 대비를 '힘드니까 포기하자'는 것이다. 북이 가장 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내부는 대통령 탄핵을 놓고 두 쪽으로 갈라져 있다. 밖에서 어떤 풍파가 몰려오는지도 모르는 채 우리끼리 물고 뜯고 싸운 지가 벌써 몇 달째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사드 장비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며 "사드 배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게 최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드 알박기 중단"을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만 "모든 것이 북핵 때문에 생긴 것이고 한·미 동맹을 통해 이를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중국에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사드 문제는 앞으로 험난하게 전개될 안보 현실의 초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북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때까지 그냥 두고 볼 것이냐는 물음에서 시작되는 북핵시설 선제 타격, 미군 전술핵 재도입 등 훨씬 더 어려운 선택을 우리는 1~2년 내에 강요받을 수 있다. 사드 배치까지 '헌재 탄핵 심판을 앞두고 안보 프레임을 만들겠다는 정치적 의도'로 보는 지금 민주당식 시각으로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6일 "사드 배치를 통해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처음으로 사드를 공개 언급하고 어제 주한 미군은 사드 발사대 차량이 오산 공군 기지에서 하역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달 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訪中),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핵·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에게서 봐야 하는 것 자체가 걱정스러운 일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안보에 관한 한 극렬 지지층에 영합하는 언행을 자제하기 바란다. 정부도 환경영향평가 등 필요 절차에 만전을 기해 사드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드가 빨리 가동돼야 다음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7/20170307038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