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소추-2016·12·9 표결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는 탄핵 찬반, 모두 冷靜 찾아야

최만섭 2017. 3. 8. 09:06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는 탄핵 찬반, 모두 冷靜 찾아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찬반 세력의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선고일로 거론되는 10일과 13일을 앞두고 헌재는 7일 평의를 통해 선고 날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사흘 전에 선고일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고 직전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예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찬반 세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박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 등 국정농단 사건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고 발표하자 “터무니 없는 주장” “황당한 소설”이라고 반발했다.

우리 사회는 가까운 사람끼리도 탄핵 찬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예비 신랑 신부가 탄핵 찬반 갈등으로 양가 상견례를 미뤘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5일 카페 게시판에 “살 만큼 살았다”는 글을 올렸다. 한 회원은 6일 ‘죽창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지난달 25일 촛불 시위 도중 횃불을 들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 2명은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 재판관들의 안위가 걱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경찰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주소가 공개된 뒤 경호를 한층 강화하고 기자들의 접근도 차단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을 존중하는 소신의 차이에 그쳐야지 감정 문제로까지 비화해서는 안 된다. 이제 헌재 선고일이 며칠밖에 안 남았다. 10일이 선고일이면 사흘, 13일이면 엿새 앞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3일 퇴임하는 이정미 대행의 후임 재판관으로 이선애 변호사를 내정했다. 그렇다고 탄핵심판이 지연될 가능성은 없다. 헌재는 탄핵심판의 중대성과 국민의 높은 관심을 고려해 생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 결론에 해당하는 주문과 헌재의 결정 이유가 모두 공개된다. 재판관들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선고할 수 있도록 탄핵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 촛불도, 태극기도, 정치권도, 국민도 더 이상의 장외 여론전을 삼가고 냉정(冷靜)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