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2.18 03:12
차를 끓이다
봄 강물이 불어나서 모래 벌판에 넘쳐나니
한가롭게 신을 신고 전원으로 나가보네.
마을은 깊어 고목이 둘러 에워쌌고
산은 외져 오솔길이 구불구불 나 있네.
산골에도 풍년 들까 마음 제법 흔쾌하여
이웃 사는 벗들하고 살아갈 일 털어놓네.
해가 길어 수풀 아래 책 읽기가 딱 좋으니
찬 샘물을 길어다가 좋은 차를 끓이네.
得茶字
春水初生漲岸沙 (춘수초생창안사)
閒來着屐向田家 (한래착극향전가)
村深古木周遭立 (촌심고목주조립)
山僻行蹊繚繞斜 (산벽행혜요요사)
頗喜峽居逢樂歲 (파희협거봉낙세)
每從隣友說生涯 (매종인우설생애)
日長正好林間讀 (일장정호임간독)
汲得寒泉煮茗茶 (급득한천자명다)
![가슴으로 읽는 한시 일러스트](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702/17/2017021703037_0.jpg)
18세기 전반의 저명한 시인 완암(浣巖) 정내교(鄭來僑·1681~1759)가 20대 후반에 지었다. 강변의 모래밭이 물이 불어 잠겼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소식이다. 봄볕을 받으며 나막신을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