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2.13 03:06
10년 전인 2007년 대선 언저리의 기사를 찾아 읽다가 '빼다 박은 듯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는 진보 진영의 위기였다. 노무현 정부 국정 실패 책임을 놓고 여당 열린우리당의 친노·비노는 격렬히 싸웠고, 갈등은 대선까지 이어졌다. 10년이 흐른 지금 그 위기가 자리만 바꾼 채 되풀이되고 있다. 공천을 놓고 친박·비박이 싸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갈라선 현 여권은 그때의 여권과 여러모로 닮았다.
당시 고건은 지금 반기문이다. 기대주가 허망하게 불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이 닮았다. 그때 진보 진영엔 지지율 1%도 안 되는 대선 주자 10여명이 난립했는데 지금 보수의 대선 후보군도 10여명에 이른다. 정치 집단이 국민 지지를 잃고 궁지에 몰리면 이후 사태는 진영에 관계없이 비슷하게 흘러가기 마련인 모양이다.
발생·전개가 닮았다면 결과도 비슷할 것이다. 진보 대표로 출마한 정동영은 이회창이 보수 표를 갈라줬는데도 26% 득표에 그쳤다. 다수의 선거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비슷한 성적표를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10년 전 진보의 위기보다 지금 보수의 그것이 더 악성(惡性)이란 점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유권자 성향이 40%(보수)·20%(중도)·40%(진보)로 갈라진다고 본다. 보수는 40% 안에서 강경과 온건으로 다시 쪼개져 있다. 이른바 강경 보수 20%는 '탄핵 반대·황교안 지지'로 뭉쳐가고, 온건 보수 20%는 갈 곳을 못 찾고 떠돈다.
당시 고건은 지금 반기문이다. 기대주가 허망하게 불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이 닮았다. 그때 진보 진영엔 지지율 1%도 안 되는 대선 주자 10여명이 난립했는데 지금 보수의 대선 후보군도 10여명에 이른다. 정치 집단이 국민 지지를 잃고 궁지에 몰리면 이후 사태는 진영에 관계없이 비슷하게 흘러가기 마련인 모양이다.
발생·전개가 닮았다면 결과도 비슷할 것이다. 진보 대표로 출마한 정동영은 이회창이 보수 표를 갈라줬는데도 26% 득표에 그쳤다. 다수의 선거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비슷한 성적표를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10년 전 진보의 위기보다 지금 보수의 그것이 더 악성(惡性)이란 점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유권자 성향이 40%(보수)·20%(중도)·40%(진보)로 갈라진다고 본다. 보수는 40% 안에서 강경과 온건으로 다시 쪼개져 있다. 이른바 강경 보수 20%는 '탄핵 반대·황교안 지지'로 뭉쳐가고, 온건 보수 20%는 갈 곳을 못 찾고 떠돈다.
물론 10년 전 진보도 갈라져 싸웠다. 하지만 친노가 실권(失權)하고 비노가 장악하면서 수습 쪽으로 방향을 잡아갔다. 진보 진영은 탈당과 창당을 거듭한 끝에 '대통합민주신당'이란 이름으로 대선을 함께 치렀다. 그 국면은 비노가 주도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지지고 볶고 싸웠지만 2010년 지방선거부터 진보 진영이 기력을 회복한 것은 어쨌든 함께했기 때문이다.
지금 보수 분열은 양태가 다르다. 사태 원인 제공자라 할 수 있는 친박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비박은 겉돈다. 싸움이 끝나려면 어느 한쪽이 잘못했노라고 대충이라도 수긍하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보수 싸움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박은 비박대로 기가 차고, 친박은 친박대로 억울하다. 감정의 골만 깊어간다. 비박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은 보수 유권자 외면 속에 고립되고, 보수의 젊은 피들은 덩달아 고사해 가고 있다. 씨종자마저 썩어버릴 판이다.
대선 승부는 자기 진영에다 중도를 얼마나 보탤 수 있느냐에 달렸다. 10년 전 '보수 대승'엔 이명박 후보 중도 확장력이 한몫했다. 지금 진보 후보들은 이명박에 비하면 중도 확장력이 한참 떨어진다. 그런데 도 보수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중도 진지를 헌납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중도에 온건 보수까지 먹어 들어오고 있다. 보수 분열이 손발을 묶고 있어서다. 이런 모양새라면 시간이 흘러도 보수가 중도 권역을 되찾기 쉽지 않다. 보수에겐 이번 대선이 아니라 이후가 더 문제일 수 있다. 맞닥뜨린 터널이 생각보다 길고 어두울 수 있음을 보수는 알아야 한다.
지금 보수 분열은 양태가 다르다. 사태 원인 제공자라 할 수 있는 친박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비박은 겉돈다. 싸움이 끝나려면 어느 한쪽이 잘못했노라고 대충이라도 수긍하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보수 싸움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박은 비박대로 기가 차고, 친박은 친박대로 억울하다. 감정의 골만 깊어간다. 비박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은 보수 유권자 외면 속에 고립되고, 보수의 젊은 피들은 덩달아 고사해 가고 있다. 씨종자마저 썩어버릴 판이다.
대선 승부는 자기 진영에다 중도를 얼마나 보탤 수 있느냐에 달렸다. 10년 전 '보수 대승'엔 이명박 후보 중도 확장력이 한몫했다. 지금 진보 후보들은 이명박에 비하면 중도 확장력이 한참 떨어진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