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09 03:08
[김용환 팜한농 대표]
"농업에 사물인터넷 적용 땐 심고 수확하는 모든 작업
스마트폰으로 지시하면 끝나… 빅데이터로 병·해충 예방도
디지털 농업 트렌드에 맞는 종자·비료·농약 개발이 목표"
"머지않아 농부가 논에 들어가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겁니다."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팜한농 본사에서 만난 김용환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농업에 컴퓨터 정보통신기술(ICT)을 연계한 '디지털 농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기계가 스스로 농사를 짓는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농업을 이용하면 모 심고 벼 베는 일은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트랙터 등 기계가 알아서 하고 농부는 집이나 원두막에서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으로 지시만 내리면 된다.
1953년 '한농'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팜한농은 국내 최초로 농약, 복합 비료 등을 개발한 국내 1위 농화학·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 산업 확대를 천명한 LG화학에 지난 4월 인수됐다. 김용환 대표는 글로벌 농화학 기업인 신젠타 한국 법인의 대표를 지냈고, LG화학 인수 후 영입됐다.
- ▲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김용환 팜한농 대표는 “머지않아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적용된 진화된 농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ICBM 농업 시대에는 햇살 좋고 바람 불면 자동으로 비닐하우스 창이 열리고, 날이 추워지면 자동으로 난로가 켜진다. 사람이 직접 관리할 필요가 없다. 컴퓨터가 수십 년치 날씨·기후 자료를 분석해,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병·해충을 미리 막아주는 일도 해낸다. 결국 농부는 컴퓨터가 농사를 잘 짓고 있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김 대표는 "이미 전 세계 농업 강국이 이런 기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팜한농은 ICBM 농업 시대에 맞는 종자(種子), 비료, 농약 개발이 목표다. ICBM 시대에는 컴퓨터가 알아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물에 사람 손이 닿을 일이 적다. 기후나 환경 변화에 강해 사람 손이 덜 가는 배추, 한 번만 뿌려도 모든 병·해충을 막는 '종합 감기약' 같은 농약 등이 ICBM 시대에 적합한 제품이다.
현재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제초제 '테라도'가 대표적이다. 팜한농이 10여 년간 2500여 가지 물질을 합성하고 실험해 만든 제초제로, 광합성 작용을 억제해 잡초를 없앤다. 일반 제초제에는 내성이 생긴 끈질긴 잡초도 모두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만 뿌려도 제초 효과가 난다. 이미 미국·일본 등 24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고, 2018년쯤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남들 제품을 베껴서 만드는 복제품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고작 5% 안팎이지만, '테라도'처럼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만든 신제품의 영업이익률은 20~30%를 기대할 수 있다"며 "팜한농은 LG화학의 원천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초를 죽어라 개발해서 전등이 나온 게 아니듯 혁신은 종전과 전혀 다른 생각에서 만들어진다"며 "지금까지 팜한농은 국내 1위에 만족했지만, 앞으로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세계 1위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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