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11 20:33

11일 정오 신세계그룹의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 4층에 있는 ‘스포츠 몬스터’. 어드벤처 존(zone)에서는 8.5m 높이 자유낙하대에서 열두 살 어린이가 “얏” 외치며 번지점프하듯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팽팽한 안전 로프에 매달린 아이는 활짝 웃으며 매트리스에 착지했다. 안전 요원들이 헬멧을 벗겨주기 무섭게 아이는 난도가 더 높은 ‘아트 클라이밍’(인공 암벽 등반) 코스로 달려갔다.
바로 옆 ‘디지털 존’의 가상현실(VR) 체험 코너엔 30~40대 남성들이 몰렸다. ‘이카로스’라는 이름의 기기에 엎드려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껴보는 곳. 기자도 머리에 VR 장비를 착용하고 체험해봤다. 롤러코스터의 철길이 끊겨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영상이 눈앞에 펼쳐지자 저절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몬스터 랩’에선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야구를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5m 앞 영상 속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야구공을 힘껏 던지자, 공은 영상 속 포수의 미트로 빨려들어 갔고 타자는 헛스윙을 했다.
◇아내는 쇼핑, 남편·아이는 스포츠
스포츠 몬스터는 스타필드 하남의 4층과 옥상 등 5300㎡(약 1600평) 공간에 마련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테마파크. 박재범 운영팀장은 “스포츠 경기부터 가상 체험까지 스포츠 콘텐츠 30여종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쇼핑몰 입장에서는 맛집 식당이나 극장을 뛰어넘어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료(2시간)는 어른 2만3000원, 어린이 1만8000원인데, 사전 공개(5~7일) 기간을 합쳐 이날까지 4000여명이 찾았고, SBS 프로그램 ‘런닝맨’도 최근 여기서 녹화를 마쳤다.
‘익사이팅 존’에선 초등학생들이 트램펄린 위에서 신나게 뛰고, ‘LED(발광다이오드) 스포츠 코트’에선 가족들끼리 팀을 나눠 배드민턴과 농구를 즐기고 있었다. 코트 바닥의 LED 화면이 종목마다 다른 경기장을 그려냈다. 회사원 김영민(39)씨는 “평소 아내가 쇼핑하는 동안 따라다니기가 힘들었는데 오늘은 이곳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신나게 즐기면서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쇼퍼테인먼트’로 매출 부진 돌파하려는 유통업계
유통업계는 최근 복합 쇼핑몰이나 백화점, 대형 마트에 스포츠·문화 공간을 설치해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쇼핑+엔터테인먼트) 전략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기존 유통 채널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일반 매장으로는 고객 유치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대형 마트 최초로 쇼핑 공간에 풋살 경기장을 연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서수원점에 ‘HM 풋살파크’를 개장하는 등 스포츠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정식 규격 경기장 4개가 들어서자 풋살 동호인들이 몰렸고, 이들의 가족까지 매장을 찾으면서 이전보다 방문객이 10% 넘게 늘었다. 용산 아이파크몰도 옥상에 풋살 경기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수원 광교점에 ‘페이지 그린 텃밭’을 열었다. 고객들이 직접 원예 체험을 하는 장소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청량리점 등의 옥상에 미니 텃밭인 ‘시티팜’을 운영 중이다. 서울 강남 코엑스몰은 쇼핑몰 내 광장의 ‘꼬마극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