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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필드 [Killing field]

최만섭 2016. 8. 14. 15:35

  • 킬링 필드 [Killing field]


      ‘죽음의 땅’(Killing field)이란 의미다. ‘크메르루주’라는 공산혁명 무장단체가 캄보디아 전역에서 자행한 참혹한 학살 사건이자 공포정치를 말한다. 폴 포트(Pol Pot)는 1975년 4월 17일 크메르루주를 이끌고 수도 프놈펜에 입성해 당시의 론놀 정권을 몰아낸 뒤 공산 혁명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인·유학생·공무원·부유층 등을 색출해 무차별 학살했다. 또 ‘노동자·농민 천국’ 건설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을 반동분자로 몰아 처단했다. 

      1979년 베트남에 의해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3년 7개월 동안 당시 인구의 5분의 1이 학살당했다. 크메르루주의 수괴 폴 포트는 1998년 숨졌고, 최근 중앙위원회 위원 4명이 붙잡혀 전범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 '학살의 땅' 킬링필드서 年500만명 관광강국 부활


    입력 : 2016.07.06 03:00 | 수정 : 2016.07.06 07:18

    [유럽이 꼽은 세계 최고 관광지… 최규민 특파원 캄보디아 르포]

[유럽이 꼽은 세계 최고 관광지… 최규민 특파원 캄보디아 르포]

크메르 루주 狂氣 흔적 생생 보존… 캐나다 관광객 "느끼는 게 많은 곳"
내전 끝나서 정치·치안 안정적… 앙코르와트 등 문화유적도 매력
세계적 호텔 체인들 진출 앞다퉈… 中관광객 전담 정부센터도 생겨

최규민 특파원
최규민 특파원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에 있는 뚜얼슬랭 학살 박물관 안은 담장 밖과 달리 깊은 정적에 싸여 있었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오디오 가이드에 귀를 기울이며 건물 안팎을 살펴보는 관광객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방 안에 놓인 고문용 철제 침대와 물고문 도구, 낡은 철조망과 족쇄에서는 아직도 고통과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독나무(poison tree)의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이 박물관은 1975년 집권한 크메르 루주가 네 동짜리 학교 건물을 '21 보안감호소'라는 이름의 비밀 감옥으로 개조해 사용한 곳이다. 지식인과 기업가, 예술가, 운동선수 등 2만여 명이 이유도 모른 채 이곳으로 끌려와 무자비한 고문과 집단 학살로 목숨을 잃었다. 크메르 루주를 몰아낸 반군이 이 감옥을 발견했을 때 살아있던 사람은 12명뿐이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왔다는 올레나(24)는 "캄보디아의 비극적인 현대사에 대해 들어봤지만 직접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라며 "어떻게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산주의 유토피아 건설을 외치며 자국 인구의 4분의 1인 200만명을 살해한 크메르 루주가 남긴 광기는 그대로 보존돼 지금은 한 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정문 앞에 멈춰 선 승합차와 툭툭(오토바이 택시)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프놈펜 시내에서 남쪽으로 15㎞쯤 떨어진 집단 학살 매장지인 충에크도 외국인이 몰리고 있다. 희생자들의 해골로 만든 위령탑에 참배한 캐나다 출신 브라이언(36)은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보고 느끼는 게 많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뚜얼슬랭 학살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킬링필드(1975~79)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뚜얼슬랭 학살 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이 킬링필드(1975~79)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이 박물관은 1975년 집권한 크메르 루주가 비밀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최규민 기자
킬링필드의 땅 캄보디아가 30년 전의 비극을 뒤로하고 동남아의 관광 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를 찾은 외국인 수는 477만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아직 태국이나 베트남 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세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웃 국가들의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한 작년에도 캄보디아는 관광객 숫자가 6% 증가했다. 관광 수입도 전년보다 5억달러 증가한 35억달러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7.5%를 차지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와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같은 문화유적과 시아누크빌 등 휴양지가 풍부해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동남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였다. 하지만 오랜 내전으로 사회 기반시설이 거의 파괴되면서 관광산업도 뿌리째 흔들렸다. 그러다 내전이 종식된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정치가 안정되고 치안이 회복되자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반나리스 치헝 캄보디아 협력평화연구소 상임이사는 "90년대 이후 정치적 안정과 시장경제 전환 등이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중순 30여 경쟁국을 제치고 유럽관광무역위원회(ECTT)가 선정하는 올해의 세계 최고 관광지에 선정될 정도로 관광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훈센 총리는 "과거 전쟁과 갈등으로 유명했던 캄보디아가 이제 문화유산과 자연 친화적 관광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 됐다"고 했다.

캄보디아를 찾는 외국 관광객 수
캄보디아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50억달러의 매출과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도로,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거 푸는 등 외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프놈펜에는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를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건설사들이 대규모 호텔과 콘도, 쇼핑몰을 개발 중이다. 앙코르와트 유적이 있는 시엠레아프도 파크하얏트 같은 5성급 호텔을 비롯해 소 규모 고급 리조트형 호텔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과 인접한 캄보디아 남부 타케오주에는 카지노 3곳이 동시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제 막 캄보디아로 발길을 들이기 시작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중국 관광객을 전담하는 '차이나 레디 센터'의 문을 연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일본 직항편도 개설할 예정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