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고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 등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경북도청 개청식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해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뤄오는 과정에서 경상북도는 항상 진취적이고 선도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경북이 새마을운동의 발원지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특정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 지역의 역사를 돌아보며 치켜세우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상황과 방문 시점을 감안했을 때 순수한 지역 방문일 뿐이라는 청와대 측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국회법 개정 문제를 놓고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 이후 선거 개입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라고 발언한 후에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사람들이 무슨 작전이라도 펴듯이 줄줄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진박(眞朴) 인증샷' 같은 우스꽝스러운 이벤트까지 해가며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려 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진박을 자처하는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의 방문은 이런 상황에서 실행됐다. 청와대 측이 아무리 부인해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이 지역 유권자들에겐 우회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공천을 놓고 친박과 비박이 엉킨 싸움이 정점에 이른 시점이다. 만약 이 지역에서 이른바 진박이라는 사람들이 대거 공천을 받고 유승민 의원이나 그와 가까웠던 후보들이 떨어지기라도 하는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대체 무슨 얘기가 나오겠는가.
청와대가 대통령의 이 지역 방문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려면 대구·경북이 아니라 광주·전주, 부산을 먼저 찾은 뒤 총선 후에 이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혹시 경북도청 개청식에 참석하더라도 대구 방문은 뒤로 미루었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그렇게 하지 않고 하필 이 시점에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 일정을 잡았다.
지금 여권에선 황당무계한 계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현기환 정무수석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거기에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으로 인해 당내 패싸움에 대통령까지 당사자로 뛰어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청와대가 당내 경선과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이 특정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 지역의 역사를 돌아보며 치켜세우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상황과 방문 시점을 감안했을 때 순수한 지역 방문일 뿐이라는 청와대 측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작년 7월 국회법 개정 문제를 놓고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 이후 선거 개입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라고 발언한 후에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사람들이 무슨 작전이라도 펴듯이 줄줄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진박(眞朴) 인증샷' 같은 우스꽝스러운 이벤트까지 해가며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려 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진박을 자처하는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의 방문은 이런 상황에서 실행됐다. 청와대 측이 아무리 부인해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이 지역 유권자들에겐 우회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공천을 놓고 친박과 비박이 엉킨 싸움이 정점에 이른 시점이다. 만약 이 지역에서 이른바 진박이라는 사람들이 대거 공천을 받고 유승민 의원이나 그와 가까웠던 후보들이 떨어지기라도 하는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대체 무슨 얘기가 나오겠는가.
청와대가 대통령의 이 지역 방문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려면 대구·경북이 아니라 광주·전주, 부산을 먼저 찾은 뒤 총선 후에 이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혹시 경북도청 개청식에 참석하더라도 대구 방문은 뒤로 미루었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그렇게 하지 않고 하필 이 시점에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 일정을 잡았다.
지금 여권에선 황당무계한 계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현기환 정무수석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거기에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으로 인해 당내 패싸움에 대통령까지 당사자로 뛰어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청와대가 당내 경선과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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