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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2-

최만섭 2016. 2. 26. 16:21

ISA, 잘 섞어야 '만능통장'… 전문가들의 투자 어드바이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얼마 전 인터넷 뱅킹에 접속했다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예약을 하면 경품을 준다는 안내문을 보고 '신청'을 눌렀다. ISA는 5년 동안 매년 2000만원씩 총 1억원을 투자할 수 있고 이 기간에 발생한 수익에 대해 20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박씨는 비과세라는 얘기에 솔깃했지만 '만능 통장'이라는 별명처럼 예금·펀드·ELS(주가연계증권) 등 뭐든지 투자할 수 있다는 이 계좌에 무엇을 골라 담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ISA 선진국에서 배운다] 만능통장, 예금밖에 모르던 日本을 바꿨다

올해 최고의 금융 '히트 상품'이 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ISA 출시가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ISA를 통해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가장 유리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만기가 짧은 예·적금을 적절히 활용하되 ISA로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채권형 펀드나 ELS 등 파생 상품을 섞어 예금보다는 약간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것을 권했다. 특히 계좌를 적어도 5년 동안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여유 자금을 남기지 않고 ISA에 '올인'하지는 말라고 입을 모았다.

고령화·저금리 시대의 강력한 稅테크 무기, ISA

"예·적금 짧게 굴리고
펀드는 국내 채권형 유리"

예금 만기는 6개월~1년 정도로

ISA도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목표 수익률과 성향에 따른 치밀한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 '원금 손실은 절대로 싫다'는 사람들은 예금·적금을 선택해 담으면 된다. 이 경우엔 만기를 어느 정도로 가져가는지가 관건인데, 대부분의 전문가는 6개월~1년 정도의 짧은 만기를 권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허창인 이사(WM투자자문부 헤드)는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약간 높기는 하지만 워낙 저금리라 만기 5년을 꽉 채운다 해도 금리가 연 2% 정도이고, 만기가 긴 예금에 투자했다가 혹시라도 중도 해약을 하면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할 위험도 있다. 5년 사이에 한국 금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만기를 6개월~1년 정도로 짧게 끊어서 가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신현조 PB팀장은 "적금에 5년 동안 계속 일정 금액을 넣기보다는 만기 6개월~1년 정도인 적금을 들었다가 만기가 오면 적립액을 예금으로 갈아타는 식으로 복리 효과를 노려봄 직하다"고 말했다.

"펀드 중엔 한국 채권형 펀드가 혜택 많아요"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기는 싫지만 좀 더 높은 수익률이 탐난다면 예금 금리보다 1~2%포인트 정도 높은 수익률을 노리면서 원금을 까먹을 위험은 없는 원금 보장 추구형 ELS(주가연계증권)를 섞는 것도 방법이다.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안은영 팀장은 "'건전한 분산 투자'라는 ISA의 취지를 고려하면 예·적금에 전부 투자를 하기보다는 ELS를 어느 정도 섞어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ELS의 가장 큰 위험인 녹인(knock-in·원금 손실)을 없앤 대신 기대 수익률을 4% 정도로 약간 낮춘 원금 보장형이나 노(no)녹인 ELS가 ISA 출시에 맞춰 나오면, 예금에 더해 이런 상품을 활용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중엔 채권형 펀드, 그 중에도 한국 채권형 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다른 투자를 통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는 데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 원금 손실 위험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KEB하나은행 김경림 ISA TF팀장은 "어느 정도 위험을 감당할 수 있다면 예금 30%, 한국 채권형 펀드 30~40%, 채권·부동산·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과 지역에 나누어 투자하는 이른바 자산 배분형 펀드 30~40%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 해외 펀드'부터

ISA에 굳이 담을 필요가 없는 상품으론 원래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선 과세하지 않는 한국 주식형 펀드가 흔히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약간 달랐다. 5년이 되는 시점에 손익 상계(相計·수익과 손실을 더하고 빼서 상쇄함)해서 비과세 액수를 정한다는 ISA의 특성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형 펀드가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은행 신현조 팀장은 "ISA만 있는 유일한 특징이 바로 상계이기 때문에, ISA에 한국 주식형 펀드를 담고 싶은데도 무조건 이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연봉 5000만원이 넘는 경우 예를 들면 5년이 되는 시점에 모든 투자 상품의 수익과 손실을 계산했더니 예금과 채권형 펀드 등에서 250만원 이익이 나고 주식형 펀드에서 50만원 손실이 났다면 250만원에서 50만원을 빼서 비과세 한도인 200만원을 꽉 채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만능통장' 고객 유치 치열…자동차, 금괴까지 경품으로 내건 은행들

다음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에 대비해 시중 은행들이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들은 자동차와 골드바, 해외 여행상품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마케팅 전쟁’에 돌입했다.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는 해당 계좌 안에 예·적금, 펀드,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담아 투자할 수 있는 통합 계좌로 '만능 통장'이라고도 부른다. 근로소득자·사업소득자·농어민이 가입 대상이며, 만기 인출 시 소득의 20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는 25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초과분 소득에 대해선 9%의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영국에선 1999년, 일본에선 2014년 ISA가 도입돼 큰 성공을 거뒀다.

/최희정 기자

신한은행은 16일 자동차를 내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계좌이동제 시행에 맞춰 현대차의 아반떼를 경품으로 내걸었었다. 이번에는 ISA 가입을 예약하는 고객 대상 경품으로 아반떼 한 대를 더 내놓았다. 다음 달부터 실제 가입이 가능한 ISA 판촉 행사에서는 자동차 외에도 로봇청소기, 백화점 상품권 등도 경품 목록에 올라와 있다.


NH농협은행도 ISA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 후 당첨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ISA 가입 이벤트 경품으로 하와이 여행권을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도 1000만원 상당의 국내·외 가족 여행권을 제공하는 등 총 7777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ISA는 올해 금융 업계 최고의 인기 상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ISA는 한 사람당 한 계좌만 가입할 수 있고 의무 가입 기간이 5년이라 한 번 고객으로 잡으면 장기 고객이 되기 쉽다. 이 때문에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 은행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을 불을 지피고 있다.

시작도 하기전 논란 휘말린 '만능통장'


국민 재산 불리기,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다음 달 14일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일명 '만능통장' 제도가 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도 시행을 목전에 두고 증권회사의 고유 업무 영역인 '투자일임업'을 은행에도 허용해준 것이 논란이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회사가 투자자로부터 얼마의 돈을 어디에 얼마의 비중으로 투자할지 대신 결정하고 관리해주는 금융업으로, 지금까지 증권사·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등에만 허용했다. 증권사의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대표적인 일임 상품이다. 그간 은행은 이런 업무를 할 수 없었지만, 금융위원회가 ISA에 한해 은행에도 이 기능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혀주자는 취지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전문가들은 파이를 은행과 나눠 먹게 된 증권업계의 반발보다, 전문적인 투자일임 경험이 없는 은행에 투자를 맡겼을 때 투자자들의 재산 불리기라는 소기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될 수 있을지가 근본적으로 우려스럽다고 보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을 원금보장 상품과 다름없는 상품인 것처럼 팔아치운 일부 은행의 판매 습성이 ISA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