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中國의 오만… 나라관계 파탄까지 들먹인 '非외교적 폭언'

최만섭 2016. 2. 24. 10:22

中國의 오만… 나라관계 파탄까지 들먹인 '非외교적 폭언'

[北 핵·미사일 파장]

추궈훙 대사 발언 파문

- 도를 넘은 무례
"19세기말 조선 내정간섭 했던 위안스카이(袁世凱) 연상돼"
南南갈등 조장할 위험성도
- 우리정부 無대응
"구체적 언급 내용 확인 중 "외교街 "추 대사는 舌禍 잦아"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가 파괴될 수도 있다고 23일 '공개 경고'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 대사에 대해 전직 고위 외교관은 "19세기 말 조선에 상주하며 내정간섭을 하던 청나라 위안스카이(袁世凱)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야당을 창구로 활용해 협박에 가까운 비외교적 언사를 쏟아낸 것은 주한 대사로서 자국의 우려를 전달하는 통상적인 외교 활동을 넘어선 행동이라는 얘기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주권국에 대한 도를 넘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날 추 대사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와 사드, 대북 제재, 6자회담 등을 주제로 면담을 한 뒤 "사드에 대해선 (언론에) 공개해도 좋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돌출성 발언이 아니라 작심하고 준비한 발언이란 얘기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야당 대표를 만나서 마치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매우 비외교적 모습을 보였다"며 "대사는 양국 관계를 고려해 가급적 좋은 역할을 맡고, 껄끄러운 발언은 본부에서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대사의 발언이 양국 관계를 훼손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외교관이 외교를 하지 않고 나팔수를 자처했다.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사명의식이나 전략적 사고 없이, 겉으로 드러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했다.

이날 정부는 추 대사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공식 대응을 피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도출을 앞두고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할 중국과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를 피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남궁영 한국외대 교수는 "공산주의 체제인 중국은 상부에서 지령이 내려오기 때문에 대사에겐 재량이 거의 없다"며 "중국 정부가 한국을 얕잡아 본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추 대사는 과거에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몇 번 있다"고 했다. 작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당시 "남북 모두 자제하기 바란다"는 양비론을 폈던 게 대표적이다. 당시 우리 정부의 항의에 중국 외교부는 "주한 중국 대사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추 대사의 이날 발언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앞세워 주변국을 억누르는 중국의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가에선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방한했던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의 무례한 언행이 아직도 회자된다. 당시 다이빙궈는 외교 관례를 무시한 채 당일 방한을 일방 통보했고, 이명박 대통령 면담도 요청했다. 다음 날 성사된 이 대통령 예방에선 느닷없이 '6자 회담 재개' 제안을 내놨고,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중대 발표'라며 6자 회담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2008년에는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한·미 군사동맹은 냉전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추 대사의 발언에 대해
서는 강력하게 대처하되 이를 한·중 관계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추 대사의 발언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고 조금 냉정하게 자제해야 한다. 한·중 관계가 파탄 나면 북한만 좋아진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사드 문제를 놓고 우리가 중국과 대립하기보다는 미·중이 해결하도록 넘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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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