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 自由의 바람 불어넣어야 北체제 무너져"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6] 세이모어 前 백악관 조정관
"한국 핵무장보다 美의 핵우산이 더 강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 조정관(2009~2013년)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63·사진)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상임이사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방법은 북한 체제 변화밖에 없다"며 "당장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변형을 가져오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각종 제재를 통해 일단은 핵 위협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특히 "과거 냉전 시절 수십년에 걸쳐 소련 젊은이들을 외부 세계에 노출해 소련을 무너뜨렸듯이 각종 정보와 자유의 바람을 장기적으로 북한에 유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 자체를 중단시키기는 어렵다"며 "대신 실질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막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한·미·일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확대하고, 군사적으로 억제하면 북한의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편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대상을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북한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단은 없지만 핵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외부 자원이나 기술, 요소 등을 북한이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핵 개발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는 있다"고 말했다."현실적으로 北 핵 개발 시도
중단시킬 수는 없어…
사드 같은 방어 능력 키워야
게리 세이모어(63)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상임이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과 제재, 다시 대화 같은 순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시부터 5년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으로 활동했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모든 정부의 활동과 테러 방지, 비확산 문제 등을 다뤘던 그의 별명은 'WMD 차르'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빌 클린턴 대통령 특보와 NSC 비확산 및 수출 통제 선임국장으로도 활동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도발 강도가 세지고 있는데.
"북한은 한·미 동맹의 군사적 우위 때문에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을 억제당하니까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강화하는 상태다. 미국이 이번에 아주 강하게 대응한다는데, 꼭 그렇지 않다. 2003년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를 돌이켜 보라. 그때도 미국이 큰 위협으로 느끼고 강력하게 제재했다. 그러나 제한적이었다. 중국이 협력을 잘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다만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있다. 군사적으로 억제력을 발휘하면 되는데, 예를 들어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를 배치해 한·미·일이 계속해서 미사일 방어 능력을 확대하는 식이 필요하다. 북한은 한·미·일보다 아주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는 못한다."차기 美정부는 北과 대화하며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한
궁극적인 수단들을 가동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 않은가.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궁극적이고 유일한 방안은 정부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변형하는 과정인데, 당장 쓸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과거 냉전 시절 소련 젊은이들에게 외부 세계를 더 많이 알게 해 공산주의의 정당성을 약화시켜 붕괴시켰다.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 일본, 중국, 서방국가들이 교육이나 경제적·문화적 교류 등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북한 주민에게 바깥 세계의 모습을 알려야 한다. 이런 방식은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천천히 북한을 변화시킨다."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의견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아주 잘 대응했다. 지금은 제재하지만, 길게 보면 또 상호작용이나 관여할 기회가 온다. 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제재가 있었고,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개방으로 이어지곤 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옳은 결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붕괴를 노려야지만, 단기적으로는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에는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를 안 하는 이유는 뭔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중국은 화를 내고 당황해한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중국이 찬성했다. 하지만 중국의 제재는 '표적 제재'다.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된 개별 기업에 대해 제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에너지나 상호 무역 같은 일반적인 양국 교류를 해치는 제재에는 반대할 것이다.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를 가할 것을 중국에 요구하더라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제재의 실효성이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완전 중단은 아니더라도 제한적인 제재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북한은 (중국 등과) 아주 활발한 네트워크가 있다. 핵·미사일 관련 장비, 부품, 물질 수입을 '표적 제재'를 통해 막을 수는 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도발하지 않으면 미국은 현재 북한의 상황을 용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미국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하는 것도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것과 같이 여기고 대응할 것이다. 이럴 경우는 북한 정권을 가만두지 않는다는 방침이 있다.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미 동맹이 확고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능력을 가진 미국이 방어하는데 굳이 한국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체 핵무장보다는 사드 같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미국의 핵우산이 훨씬 더 강력한 안보 수단이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법안을 통과시키고, 일본도 개별 제재를 시작했고, 한국은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북한과의 협상은 이제 필요 없다고 보는건가.
"북한과 영구적인 합의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협상은 계속 해야 한다. 1년이 남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미국 정부는 제한적이나마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유예 등의 방안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거나 동결하고, 궁극적인 북한 체제 변화를 위한 수단들을 가동해야 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 조정관(2009~2013년)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63·사진)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상임이사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방법은 북한 체제 변화밖에 없다"며 "당장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변형을 가져오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각종 제재를 통해 일단은 핵 위협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특히 "과거 냉전 시절 수십년에 걸쳐 소련 젊은이들을 외부 세계에 노출해 소련을 무너뜨렸듯이 각종 정보와 자유의 바람을 장기적으로 북한에 유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 자체를 중단시키기는 어렵다"며 "대신 실질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막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한·미·일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확대하고, 군사적으로 억제하면 북한의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편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대상을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북한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단은 없지만 핵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외부 자원이나 기술, 요소 등을 북한이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핵 개발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 자체를 중단시키기는 어렵다"며 "대신 실질적으로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막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한·미·일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확대하고, 군사적으로 억제하면 북한의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편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대상을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북한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단은 없지만 핵 능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외부 자원이나 기술, 요소 등을 북한이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핵 개발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는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北 핵 개발 시도
중단시킬 수는 없어…
사드 같은 방어 능력 키워야
게리 세이모어(63)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상임이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과 제재, 다시 대화 같은 순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시부터 5년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으로 활동했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모든 정부의 활동과 테러 방지, 비확산 문제 등을 다뤘던 그의 별명은 'WMD 차르'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빌 클린턴 대통령 특보와 NSC 비확산 및 수출 통제 선임국장으로도 활동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도발 강도가 세지고 있는데.
"북한은 한·미 동맹의 군사적 우위 때문에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을 억제당하니까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강화하는 상태다. 미국이 이번에 아주 강하게 대응한다는데, 꼭 그렇지 않다. 2003년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를 돌이켜 보라. 그때도 미국이 큰 위협으로 느끼고 강력하게 제재했다. 그러나 제한적이었다. 중국이 협력을 잘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다만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있다. 군사적으로 억제력을 발휘하면 되는데, 예를 들어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를 배치해 한·미·일이 계속해서 미사일 방어 능력을 확대하는 식이 필요하다. 북한은 한·미·일보다 아주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는 못한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시부터 5년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으로 활동했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모든 정부의 활동과 테러 방지, 비확산 문제 등을 다뤘던 그의 별명은 'WMD 차르'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빌 클린턴 대통령 특보와 NSC 비확산 및 수출 통제 선임국장으로도 활동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도발 강도가 세지고 있는데.
"북한은 한·미 동맹의 군사적 우위 때문에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을 억제당하니까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강화하는 상태다. 미국이 이번에 아주 강하게 대응한다는데, 꼭 그렇지 않다. 2003년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를 돌이켜 보라. 그때도 미국이 큰 위협으로 느끼고 강력하게 제재했다. 그러나 제한적이었다. 중국이 협력을 잘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개발 시도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다만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있다. 군사적으로 억제력을 발휘하면 되는데, 예를 들어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를 배치해 한·미·일이 계속해서 미사일 방어 능력을 확대하는 식이 필요하다. 북한은 한·미·일보다 아주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는 못한다."
차기 美정부는 北과 대화하며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한
궁극적인 수단들을 가동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 않은가.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궁극적이고 유일한 방안은 정부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변형하는 과정인데, 당장 쓸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과거 냉전 시절 소련 젊은이들에게 외부 세계를 더 많이 알게 해 공산주의의 정당성을 약화시켜 붕괴시켰다.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 일본, 중국, 서방국가들이 교육이나 경제적·문화적 교류 등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북한 주민에게 바깥 세계의 모습을 알려야 한다. 이런 방식은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천천히 북한을 변화시킨다."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의견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아주 잘 대응했다. 지금은 제재하지만, 길게 보면 또 상호작용이나 관여할 기회가 온다. 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제재가 있었고,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개방으로 이어지곤 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옳은 결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붕괴를 노려야지만, 단기적으로는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에는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를 안 하는 이유는 뭔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중국은 화를 내고 당황해한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중국이 찬성했다. 하지만 중국의 제재는 '표적 제재'다.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된 개별 기업에 대해 제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에너지나 상호 무역 같은 일반적인 양국 교류를 해치는 제재에는 반대할 것이다.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를 가할 것을 중국에 요구하더라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제재의 실효성이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완전 중단은 아니더라도 제한적인 제재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북한은 (중국 등과) 아주 활발한 네트워크가 있다. 핵·미사일 관련 장비, 부품, 물질 수입을 '표적 제재'를 통해 막을 수는 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도발하지 않으면 미국은 현재 북한의 상황을 용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미국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하는 것도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것과 같이 여기고 대응할 것이다. 이럴 경우는 북한 정권을 가만두지 않는다는 방침이 있다.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미 동맹이 확고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능력을 가진 미국이 방어하는데 굳이 한국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체 핵무장보다는 사드 같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미국의 핵우산이 훨씬 더 강력한 안보 수단이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법안을 통과시키고, 일본도 개별 제재를 시작했고, 한국은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북한과의 협상은 이제 필요 없다고 보는건가.
"북한과 영구적인 합의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협상은 계속 해야 한다. 1년이 남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미국 정부는 제한적이나마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유예 등의 방안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거나 동결하고, 궁극적인 북한 체제 변화를 위한 수단들을 가동해야 한다."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궁극적이고 유일한 방안은 정부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변형하는 과정인데, 당장 쓸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과거 냉전 시절 소련 젊은이들에게 외부 세계를 더 많이 알게 해 공산주의의 정당성을 약화시켜 붕괴시켰다. 북한에 대해서도 한국, 일본, 중국, 서방국가들이 교육이나 경제적·문화적 교류 등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북한 주민에게 바깥 세계의 모습을 알려야 한다. 이런 방식은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천천히 북한을 변화시킨다."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의견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아주 잘 대응했다. 지금은 제재하지만, 길게 보면 또 상호작용이나 관여할 기회가 온다. 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제재가 있었고,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개방으로 이어지곤 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옳은 결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붕괴를 노려야지만, 단기적으로는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에는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를 안 하는 이유는 뭔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중국은 화를 내고 당황해한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중국이 찬성했다. 하지만 중국의 제재는 '표적 제재'다. 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된 개별 기업에 대해 제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에너지나 상호 무역 같은 일반적인 양국 교류를 해치는 제재에는 반대할 것이다.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를 가할 것을 중국에 요구하더라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제재의 실효성이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완전 중단은 아니더라도 제한적인 제재가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북한은 (중국 등과) 아주 활발한 네트워크가 있다. 핵·미사일 관련 장비, 부품, 물질 수입을 '표적 제재'를 통해 막을 수는 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도발하지 않으면 미국은 현재 북한의 상황을 용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미국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하는 것도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것과 같이 여기고 대응할 것이다. 이럴 경우는 북한 정권을 가만두지 않는다는 방침이 있다. 북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미 동맹이 확고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능력을 가진 미국이 방어하는데 굳이 한국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체 핵무장보다는 사드 같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미국의 핵우산이 훨씬 더 강력한 안보 수단이다."
―미국 의회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법안을 통과시키고, 일본도 개별 제재를 시작했고, 한국은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북한과의 협상은 이제 필요 없다고 보는건가.
"북한과 영구적인 합의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협상은 계속 해야 한다. 1년이 남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미국 정부는 제한적이나마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유예 등의 방안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거나 동결하고, 궁극적인 북한 체제 변화를 위한 수단들을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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