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s ] -
- 상장지수펀드로 특정지수를 모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산출된 가격을 상장시킴으로써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설계된 지수상품
ETF에 몰리는 쌈짓돈… 하루 거래 대금 1兆 돌파
[Cover Story] 초보자를 위한 ETF 투자 가이드
거래 방법 단순하고 소액 투자 가능… 작년 45개 ETF 신규 상장
회사원 이민석(37)씨의 지난주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는 ETF(상장지수펀드)가 화제였다. 돈 좀 굴릴 줄 안다는 친구가 "요즘 같은 때는 ETF를 해야지"라며 '인버스 ETF'로 단 사흘 만에 얼마를 벌었고, '원유 ETF'에는 유가 40달러대에 너무 일찍 들어가 손절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등의 암호 같은 얘기를 늘어놓은 것이 시작이었다. 또 다른 친구가 "난 1900 무너지면 샀다가 2000 되면 팔아. 은행 이자보다 낫지"라며 맞장구쳤다. 이씨는 "나만 그게 뭔지 모르고 모두가 다 아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돈 벌려면 ETF를 모르고는 안 되겠다 싶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 ▲ /양인성 기자
올 1월 국내에서 판매 중인 ETF에 83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려 ELS(주가연계증권)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었다. 현재 ETF에 투자된 국내 자금은 약 22조원, 세계적으로는 약 3600조원(3조달러)에 달한다. 큰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수단으로 애용하고 있는데, 최근엔 개인투자자들도 ETF의 '맛'에 눈을 뜨면서 올 들어 하루 거래 대금이 1조원을 돌파했다.
대세가 된 ETF… 왜 인기인가
ETF는 코스피, 코스피200 같은 특정 지수의 등락이나 금·원유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과 같은 수익률을 얻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종목처럼 1주(株) 단위로 실시간 매매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갈수록 ETF에 돈이 몰리고 있는데, 거래 방법이 단순하다는 점,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환매 기준가격 결정과 자금 회수에 수일이 걸리는 일반 펀드와 달리 실시간 수익률 확인이 가능하고 환급도 빠르다는 점, 거래 비용이 싸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 주가 변동폭이 크고 세계 증시를 예측하기 어려운 때엔 ETF가 개별 주식이나 액티브 펀드에 비해 장점이 돋보이는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ETF의 최대 장점은 '단순성'이다. 이씨의 친구처럼 코스피지수가 1900선이 무너졌을 때 '곧 다시 지수가 회복되겠군'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삼성KODEX200 ETF, 미래에셋TIGER200 ETF, KB Kstar200 ETF 등 코스피200 지수와 연동하는 지수 연동형 ETF를 주식 사듯 사면 된다. 단 한 주를 사도 우리나라 주가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일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삼성KODEX200 ETF는 3일 기준 1주당 가격이 2만3260원이다. 2만원 남짓한 비교적 소액으로 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만큼 여러 ETF 상품에도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국제유가가 20달러대까지 떨어진 건 너무 심해서 곧 유가가 30달러대로 반등한다는 데 돈을 걸고 싶은 투자자라면 한 주 가격이 3000원대인 미래에셋 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 ETF를, 유가가 더 떨어질 걸로 본다면 같은 브랜드의 원유'인버스'선물 특별자산 ETF를 사면 되는 식이다.
증권거래 계좌만 있으면 개장 시간 동안 언제든 클릭 한 번에 사고팔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 포인트로 꼽힌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품 가격을 보면서 살 때와 팔 때를 투자자 자신이 정할 수 있다. 거래 비용도 싸다. 일반 펀드의 거래비용(수수료+운용보수)이 투자원금 대비 평균 1.7% 수준이라면, ETF는 판매수수료가 없어 총거래 비용이 평균 0.3% 수준으로 일반 펀드의 6분의 1밖에 안 된다. 5% 수익 내기도 어려운 요즘 같은 때 ETF의 상대적 매력이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다.
어떻게 고를까
시장에는 수많은 ETF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만 45개 ETF가 신규 상장돼 국내에서 살 수 있는 ETF 200종이 넘는다. 세계적으로는 5000여 개에 달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시장을 좋게 본다면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225를 추종하는 ETF를 골라 투자하면 되지만, 사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20개나 돼서 상품을 고르는 작업이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ETF 중에서 투자할 상품을 고르려면 일단 주식, 채권, 또는 기타 어느 자산군에 투자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고 범위를 좁힌 뒤, 비슷한 상품 중 보수가 싼 것, 상품 브랜드 파워 등을 고려해 투자한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 방향성에 베팅한다면 2~3배 레버리지 상품이 효과적이고, 인버스 상품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목적이라면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일반 ETF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레버리지ETF란 1을 투자해서 2의 움직임을 얻는 '지렛대(레버리지)' 상품이다. 지수가 1% 오르면 레버리지가 2배인 ETF는 2% 수익을 낸다. 하지만 반대로 1% 떨어질 때 수익률은 2% 하락한다. 과감한 승부를 걸어보고 싶은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 인버스 ETF는 지수 수익률의 반대 방향의 수익률을 좇는 '거꾸로 ETF'로, 하루 동안 지수가 1% 내렸다면 ETF 가격은 1% 상승하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ETF 중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판매량이 전체의 53%에 달한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어서, 대만은 이 비율이 76%, 일본은 89%에 달한다.
빠지기 쉬운 몇 가지 함정
이렇듯 쉽고 단순한 ETF지만 빠지기 쉬운 함정도 있다. 먼저 세금 문제다.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을 것 같지만, 이는 코스피200 같은 국내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국내 주식형 ETF에만 해당하는 얘기다. 차이나 ETF 같은 해외주식형 ETF,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상품 ETF, 원유 등 원자재 ETF, 채권 ETF는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 명목으로 내야 한다. 매매차익 대비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일종의 배당금인 '분배금'에 대해서도 15.4%의 세율로 원천 징수된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ETF의 경우, 양도소득세(22%)가 분리 과세된다.쉽고 빠르다고 ETF를 투자가 아닌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역시 금물이다. 지수 방향성이 예상과 엇갈릴 경우, 실물 투자만큼 투자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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