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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최만섭 2016. 1. 26. 10:16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군중을 의미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모집을 뜻하는 펀딩(funding)의 합성어. 특정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대해 불특정 다수가 투자하는 새로운 투자 기법을 말한다


복권 사느니 '크라우드펀딩'… 투자 쉬워졌다

  • 김신영 기자-입력 : 2016.01.26 06:17
  • [주식 받는 '증권형' 첫 도입]

    신생기업 소액 투자 가능해져 배당·주가 시세 차익 기대, 우수기업 투자는 소득공제도
    회사 파산땐 투자금 전액 날릴 수도… 기업당 年200만원까지 투자 제한

    스타트업 기업의 주식에 온라인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이른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25일 한국에서 막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새 제도를 통해 투자자는 유망 신생 기업에 일찌감치 투자해 더 큰 수익을 노릴 수 있고, 스타트업 기업은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 도입 첫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앞장서서 투자에 참여했고, 5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4만명이 접속하는 등 업계와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투자한 기업이 벤처 기업, 또는 창업 3년 이내의 '기술성 우수기업'에 들어간다면 2017년까지 투자금의 100%(1500만원 이하까지 적용)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기업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포함되는지는 중소기업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최악의 경우엔 원금 모두 날릴 수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 투자처에 목마른 투자자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기업을 이어줌으로써 '윈-윈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과정을 통해 상장을 마친 기업은 이미 주식 가격이 상당히 올라 있는 상태고, 어느 정도 수익성이 보이는 기업엔 벤처캐피털 등 전문 투자자들이 몰려 개인이 뛰어들기엔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도 인터넷을 통해 소액으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투자법 설명 표
    개인 투자자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금융위가 인가한 오픈트레이드·와디즈·인크·유캔스타트·신화웰스펀딩 등 5개 중개 업체 사이트에 들어가 기업 정보를 열람하고 투자하려는 기업을 고른 다음 투자 신청을 하면 된다. 25일 기준 총 18개 업체가 투자를 모집 중이다. 만약 기업이 올린 '목표 금액'의 80%를 넘는 돈이 모인다면 투자가 완료되고, 금액에 미달하면 청약금은 환불된다. 기업이 수익을 내면 배당을 받고, 주식 자체의 가격이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기업이 손실을 보거나 최악의 경우 파산하면 배당은커녕 원금도 모두 날릴 수 있어 고위험·고수익 투자로 불린다. 금융위는 이런 위험을 감안해 개인 투자자의 경우 한 기업당 1년에 200만원, 1년 총 투자금은 5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제약을 두고 있다.

    ◇창업 2년 차 '죽음의 계곡' 가교 역할 기대

    전문가들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정부 지원 외에는 투자자를 모집하기 힘들었던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숨통을 틔워줬다는 면에선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과거 ‘벤처 투자 붐’같이 엄청난 자금이 일시에 쏠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개인의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는 것과 아울러 투자받는 기업이 받을 수 있는 돈 역시 ‘연간 7억원 이하’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투자를 받은 기업 중에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친환경 해양바이오 업체 마린테크노는 반나절 만에 투자 목표 금액인 7000만원을 완료했지만 투자자 수는 15명에 그쳤다. 투자자 1인당 투자 금액이 평균 530만원으로, 개인 투자자가 아닌 벤처캐피털 등 전문 투자자가 주를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 세계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다 합친 규모가 총 162억달러(약 19조원) 수준인 데서 알 수 있듯이 크라우드펀딩이 지금의 기업공개나 벤처캐피털 시장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그보다는 스타트업 초기에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에 초기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창업 첫해에 비교적 수월하게 정부 지원을 받지만 이후 몇 년 동안 자금 조달이 막혀 경영을 접는 이른바 ‘창업 2년 차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숭실대 금융학부 윤석헌 교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이 제도 자체가 앞으로 몇 년 동안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투자를 받은 기업이 파산해 개인 투자자가 원금을 모두 날렸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면 투자는 쉽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하는 식의 ‘투 트랙’ 방식을 고려해봄직 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천창민 연구위원은 “미국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해서는 ‘2000달러’로 투자 한도를 한정하는 등 강한 규제를 두고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액 제한은 합당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다른 안전 장치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1년 이내 매도 금지’ 등의 규제를 조금 더 푼다면 시장이 조기에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