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 '핀테크'란 무엇일까?
입력 : 2016.01.18 03:05
- 인터넷·모바일로 옮겨가는 금융
금융회사 지점은 스마트폰으로… 직원은 핀테크 서비스로 대체
얼굴 맞대지 않고 결제 간편해 소비자 직접 거래하는 P2P 늘어
中, 알리페이로 100조원 모으는 등 금융 낙후해도 핀테크는 앞서가
韓, 삼성·카카오페이 등으로 경쟁
- ▲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핀테크지원센터장
◇핀테크란 '내 손안의 금융'이다
'내 손안의 금융'은 어떤 특성을 가질까요. 첫째, '내 손안'이란 말 그대로 간편함입니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공한 모든 금융 혁명이 그러했듯 핀테크도 '돈 좀 편하게 쓰고 싶다'는 대중의 필요가 응축됐을 때 시작됐습니다. 인터넷으로 물건 하나 사려다가 화가 나서 노트북을 던질 뻔했다는 얘기를 우린 종종 들어왔습니다. 핀테크는 간편하게 결제하는 솔루션(해법)을 발명해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입니다. 핀테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페이팔은 신용카드 본인 인증으로 페이팔 계정을 만들면 이후론 계정 접속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가상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판매자가 이곳에서 돈을 찾아가기 때문에 개인 정보도 노출되지 않습니다. 페이팔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의 알리페이에 이어 미국의 애플페이, 구글페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등장해 전 세계에서 간편결제 경쟁이 한창입니다.
둘째,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가상 거래가 됩니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금융회사들은 오프라인 점포 대신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점 비용이 들지 않는 인터넷 은행이 출현하면 경쟁 때문에라도 은행의 디지털 뱅크화가 불가피합니다.
- ▲ 미국의 한 디즈니 스토어에서 이용자가 애플의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다. 결제 단말기에 아이폰을 가져다 댄 뒤, 스마트폰 아래쪽 지문 인식 센서에 손가락을 대면 결제가 된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핀테크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AP 뉴시스
넷째, 금융 소비자가 엄청나게 많은 금융 정보를 쥐고 있으니 그만큼 금융 상품과 서비스 선택권이 강해집니다.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 소비자 주권이 강화되는 셈입니다.
◇금융 낙후국 중국이 핀테크는 앞서가
세계 금융시장은 이미 핀테크가 대세입니다. 새로운 산업 성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물론, 세계 금융 일 번지인 뉴욕 맨해튼과 영국 런던에서 은행과 투자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이미 500여개 이상 핀테크업체에 투자했다고 하며, 시티은행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유망 핀테크 업체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금융 낙후국으로 알려졌던 중국은 우리를 더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체로 알려졌던 알리바바가 8개월 만에 결제 상품 '알리페이'를 활용해 펀드 하나로 100조원을 끌어모은 게 화제가 됐습니다. 알리바바, 텅쉰(Tencent) 등 인터넷 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중국에서 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는 P2P 대출 붐이 대단합니다. 한 달에 P2P 대출만 20조원, 연간이면 250조원이라고 합니다. P2P 대출회사가 3160개나 생겼다고 하지요. 2014년 미국 뉴욕에 상장돼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대출업체 렌딩클럽을 무색하게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미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즉, 금융의 인터넷·모바일화를 미래 트렌드로 보고 '새로운 금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리테일(소매금융)을 철수·축소하고 있는 외국 은행들이 핀테크로 재무장한 디지털 뱅크로 탈바꿈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도 지난 1년여 동안 금융 당국을 중심으로 금융회사들과 핀테크 업체들이 발 빠른 대응을 해왔습니다. 작년 초만 해도 부정적이던 핀테크에 대한 인식이 11월 설문 조사에선 국민의 64%가 핀테크를 인지하고 있고, 관계자의 75%가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은행과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모금)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올해 인터넷 은행이 문을 열면서 비대면 거래와 지문, 홍채 등 생체 인식이 본격화될 것인 데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창업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금융권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핀테크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모인 빅데이터(거대 정보)를 활용하면 로봇처럼 정교하게 자산을 관리한다는 로보 어드바이저나 아직 미개척 영역인 보험 상품 개발에도 신기원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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