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2015년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추리니 금수저-흙수저가 1위, 헬조선이 2위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가 심해 사는 게 지옥 같다는 뜻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합친 '수저'는 금수저-은수저-동수저-흙수저라는 '수저 계급론'까지 등장시켰다.
SNS에 떠도는 수저별 기준표는 이렇다. 금수저는 자산 20억원 이상, 연 수입 2억원 이상 가구다. 은수저는 자산 10억원 이상, 연 수입 8000만원 이상 가구다. 동수저는 자산 5억원 이상, 연 수입 5500만원 이상 가구다. 세 계층을 합해보니 전체의 12.5%였다.
그 아래를 놋수저-플라스틱수저-흙수저로 갈라놓은 기준표도 있다. 놋수저-플라스틱수저는 자산 1억원과 5000만원 이상, 흙수저는 자산 5000만원 이하, 연 수입 2000만원 이하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흙수저 빙고게임'에서 극에 달한다.
제 처지에 맞는 가로세로 4개씩의 글을 누가 빨리 연결하느냐에 따라 승패를 가리는 것인데 예문은 이렇다. '집의 장판이 뜨거나 뜯긴 곳 있음' '집의 TV가 브라운관' '부모님이 정기 건강검진을 안 받음' '화장실에 물 받는 대야가 있음' 같은 내용이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Born with a silver spoon one's mouth)'는 영어 관용구가 있다. 서양 역시 불평등 문제로 고민했음을 엿볼 수 있는 증거다.
질풍노도여야 할 이 시대 젊은이들이 우울해진 이유는 이미 분석이 끝났다. 우리만 놓고 보자면 첫째, 1960~80년대 고도성장기가 지금 저성장기로 대체됐다. 도처에 널렸던 일자리를 이젠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 그러다 보니 용이 개천에서 사라졌다. 고시(高試), 명문대 입학처럼 '한 방'으로 인생을 수직 상승시켰던 사례는 그야말로 '전설'이 됐다. 셋째, 전에는 노력만 하면 뭔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자본력이 좌우한다. 이러니 가난의 대물림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질곡(桎梏)이 됐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책 '21세기 자본'에 이런 통계가 나온다. '부모로부터의 상속·증여가 전체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이 80년대 27%에서 2000년대에는 42%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는 꺾이기는커녕 갈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급한 대로라도 당장 우리 젊은이들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줄이고 성공에 대한 야망을 배양할 묘수는 없을까. 갑자기 나라 전체를 신바람 나게 만들 정치 지도자나 일자리를 확 늘릴 기업가가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그건 기약 없는 바람일 뿐이다. 방법 가운데 하나는 '존경스러운 부자(富者)' '본받고 싶은 부자'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좌절한 청춘에게 "돈을 버는 게 저렇게 힘들구나" 하는 자각을 심어주고, "땀 흘려 번 돈 혼자 쓰지 않고 세상을 위해 베푸는구나" 하는 존경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존경스러운 부자들의 모범을 보이는 것은 외과수술 같은 극적인 효과는 못 내더라도 젊은이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도전 의지를 배양하는 보약(補藥)이 될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 금수저-흙수저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들은 기억 저편으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SNS에 떠도는 수저별 기준표는 이렇다. 금수저는 자산 20억원 이상, 연 수입 2억원 이상 가구다. 은수저는 자산 10억원 이상, 연 수입 8000만원 이상 가구다. 동수저는 자산 5억원 이상, 연 수입 5500만원 이상 가구다. 세 계층을 합해보니 전체의 12.5%였다.
그 아래를 놋수저-플라스틱수저-흙수저로 갈라놓은 기준표도 있다. 놋수저-플라스틱수저는 자산 1억원과 5000만원 이상, 흙수저는 자산 5000만원 이하, 연 수입 2000만원 이하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느끼는 당혹감은 '흙수저 빙고게임'에서 극에 달한다.
제 처지에 맞는 가로세로 4개씩의 글을 누가 빨리 연결하느냐에 따라 승패를 가리는 것인데 예문은 이렇다. '집의 장판이 뜨거나 뜯긴 곳 있음' '집의 TV가 브라운관' '부모님이 정기 건강검진을 안 받음' '화장실에 물 받는 대야가 있음' 같은 내용이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Born with a silver spoon one's mouth)'는 영어 관용구가 있다. 서양 역시 불평등 문제로 고민했음을 엿볼 수 있는 증거다.
질풍노도여야 할 이 시대 젊은이들이 우울해진 이유는 이미 분석이 끝났다. 우리만 놓고 보자면 첫째, 1960~80년대 고도성장기가 지금 저성장기로 대체됐다. 도처에 널렸던 일자리를 이젠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 그러다 보니 용이 개천에서 사라졌다. 고시(高試), 명문대 입학처럼 '한 방'으로 인생을 수직 상승시켰던 사례는 그야말로 '전설'이 됐다. 셋째, 전에는 노력만 하면 뭔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자본력이 좌우한다. 이러니 가난의 대물림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질곡(桎梏)이 됐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책 '21세기 자본'에 이런 통계가 나온다. '부모로부터의 상속·증여가 전체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이 80년대 27%에서 2000년대에는 42%로 급증했다.' 이런 추세는 꺾이기는커녕 갈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급한 대로라도 당장 우리 젊은이들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줄이고 성공에 대한 야망을 배양할 묘수는 없을까. 갑자기 나라 전체를 신바람 나게 만들 정치 지도자나 일자리를 확 늘릴 기업가가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그건 기약 없는 바람일 뿐이다. 방법 가운데 하나는 '존경스러운 부자(富者)' '본받고 싶은 부자'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좌절한 청춘에게 "돈을 버는 게 저렇게 힘들구나" 하는 자각을 심어주고, "땀 흘려 번 돈 혼자 쓰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존경스러운 부자들의 모범을 보이는 것은 외과수술 같은 극적인 효과는 못 내더라도 젊은이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도전 의지를 배양하는 보약(補藥)이 될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 금수저-흙수저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들은 기억 저편으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질곡桎梏[발음 : 질곡]
명사
*뫼비우스[ Augustus Ferdinand Möbius ]
독일의 천문학자ㆍ수학자. 무용 교사의 아들로 프로이센 출생. 라이프치히ㆍ괴팅겐ㆍ할레 등지의 여러 대학에서 공부하였고, 가우스의 문하생이 되었다. 1815년 라이프치히 대학 천문학 교수ㆍ1844년 동 천문대장이 되었다. 천문학 외에도 기하학ㆍ역학 등을 연구하여 업적을 남겼다. 기하학에서는 동차좌표(同次座標)의 일종인 중심좌표(重心座標)를 처음으로 도입한 업적으로 유명해졌다. 사영기하학(射影幾何學)의 기초를 굳혔으며 직선 기하학 연구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 면(面)의 표리(表裏)의 구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연구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뫼비우스[ Augustus Ferdinand Möbius ]의 띠-안팍의 구분이 없다.
아래 그림은 재활용을 상징하는 마크의 모습이다. 자세히 보면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 모양을 하고 있다. 왜 재활용 마크로 뫼비우스의 띠를 사용하고 있을까? 뫼비우스 띠는 몇 가지 흥미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어느 지점에서나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정반대 면에 도달할 수 있고, 계속 나아가 두 바퀴를 돌면 처음 위치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활용 마크로 뫼비우스 띠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미 사용한 자원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재활용을 상징하는 것으로 뫼비우스의 띠보다 나은 것을 찾기도 어려운 것 같다.
재활용을 상징하는 마크는 뫼비우스 띠 모양을 하고 있다(좌). 뫼비우스의 띠(우). <출처 : (cc) David Benbenn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