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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동시] 외가 가는 길

최만섭 2015. 12. 2. 09:27

[가슴으로 읽는 동시] 외가 가는 길

  •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 2015.12.02 03:00

외가 가는 길


아빠 등에 업혀
외가 가는 길


별 하나, 별 둘
세며 가는데


눈 덮인 숲 너머
부엉이 울고


"어디까지 왔나?"
"아직 아직 멀었다."


겨울바람 추워도
아빠 등은 따습다.


ㅡ조명제(1955~ )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일러스트
이철원

겨울바람이 아무리 매섭게 옷깃을 파고들어도 아이들은 겨울이 춥지 않다. 오히려 아이들은 겨울이 즐겁다. 겨울바람 쌩쌩 불어도 팽이를 팽팽 돌리며 놀고 바람에 연을 날리며 논다. 겨울바람이 강물을 꽁꽁 얼리면 미끄럼을 타며 놀고, 바람이 몰고 온 눈구름이 눈을 뿌리고 가면 아이들을 똑 닮은 눈사람을 만들며 논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겨울이 '아빠 등'처럼 따스운 계절일지도 모른다. 이 동시 속의 아이에게도 그렇다. 아이는 미끄러운 눈길을 아빠 등에 업혀 외가에 간다. 아이의 눈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별을 세며 가는 밤, 그리고 눈 덮인 숲 너머 부엉이가 우는 겨울밤의 정경이 아빠의 등처럼 참 따습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