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4위 뇌졸중... ‘이웃시선’ 4가지 신호 있다
국내 주요 사망 원인 4위 ‘뇌졸중’… 조기 발견·치료 위해 눈여겨볼 증상
아내와 단둘이 사는 75세 남성 최모씨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부인이 몸을 흔들어도 의식 없는 상태로 이부자리서 발견됐다. 깜짝 놀란 부인이 아들에게 전화해 어찌 할지 상의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결국 119 구급대를 불러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하지만 동맥경화와 피딱지(혈전)로 막힌 뇌혈관을 다시 개통하는 ‘골든타임 3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현재 한쪽 팔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뇌졸중, 이른 아침에 집중 발생
뇌혈관이 막혀서 피가 뇌로 공급되지 않거나, 뇌혈관이 터져서 뇌출혈이 발생하는 뇌졸중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침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성기 뇌졸중 평가 사업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발생한 7824명의 뇌졸중 환자 발견 시간을 보니, 오전 5시~오전 9시 경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거의 절반으로, 다른 시간대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 시간대에 발견된 환자(3608명)의 70%는 전날 잠들기 전 저녁 7시부터 자정 사이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던 ‘정상 상태’였다. 권용욱(신경과 전문의) 평가위원은 “새벽 2~3시쯤 깊은 수면에 빠져 있을 때 혈압 변화로 혈액 흐름 양상이 달라진다”며 “이때 이미 생성된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수면 중 뇌졸중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의심 시, 즉시 119 불러야
뇌졸중은 증상 발생 이후 골든타임 3시간 안에 대학병원에 도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아침에 의식이 없는 환자를 발견하고도 3시간 넘어 도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병원에 자동차로 갈 준비를 하느라 금쪽 같은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자식에게 전화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 후 병원 도착 시간을 재보니 전체 환자의 중앙값이 3시간 34분이었다. 골든타임 3시간을 넘어선 것이다.
급성기 뇌졸중 평가 조사 자료에서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한 경우를 보면, 구급차를 이용한 1만7894명 중 9870명(55%)이다. 절반 넘게 골든타임 안에 왔다. 반면,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는 24%만이 3시간 이내에 왔다. 이에 뇌졸중 의심 환자 발견 즉시 심장마비 환자 발견한 것처럼 119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특히 고령자만 사는 집에서 환자가 발견될 경우가 그렇다. 현재 뇌졸중은 주요 사망 원인 4위로, 환자 수는 2020년 약 59만명에 이른다.
◇초기 증상 발생 신호 감지해야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조기 발견을 위해 ‘이~웃, 손, 발, 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선 의심 환자가 “이~” 하고 웃을 수 있는지를 본다. 뇌졸중으로 한쪽 안면 마비가 오면 좌우대칭으로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없다. 두 팔을 앞으로 올려서 뻗을 수 있는지도 본다. 신경마비가 온 팔은 밑으로 떨어지고, 올려지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발음이 부정확하고 제대로 발음이 안 돼도 뇌졸중 신호다. 눈동자 시선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도 의심 증세다. 이 중 하나만 있어도 빨리 병원 방문을 해야 한다.
뇌졸중학회는 예방을 위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부정맥을 꾸준히 치료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기를 권한다. 과음은 부정맥과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에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흡연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을 2배 정도 높이니 금연은 필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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