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20년만의 귀향… 인천서 신세계 연다
연봉 27억에 신세계와 계약
입력 2021.02.24 03:45 | 수정 2021.02.24 03:45
미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추신수.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에서 뛰게 된 그는 “20년 전 빅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품고 미국에 와 그 꿈을 이뤘다”며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 때”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추추 트레인’ 추신수(39)가 인천에 상륙한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고 한국을 떠난 지 20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추신수의 연봉은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롯데)가 종전 보유했던 연봉 기록(25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프로야구 최고액이다. 추신수는 이 중 10억원을 기부할 뜻을 밝혔다. 신세계는 SK텔레콤이 소유한 SK 와이번스 지분 100%를 사들이는 본 계약을 체결하는 날에 추신수 영입을 발표하는 것으로 KBO리그 입성을 자축했다. 신세계는 이날 ‘신세계 일렉트로스'란 이름으로 KBO에 등록했는데, 구단 관계자는 “가칭일 뿐 아직 정식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추 트레인, 20년 만에 한국행
추신수도 가슴 벅참을 SNS를 통해 표현했다. 그는 “20년 전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에 와서 16년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위대한 코치와 구단 직원, 팀 동료들 덕분에 가능했던 영광”이라며 “언젠가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마음에 늘 간직했는데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 인생의 새 장을 열 때가 됐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미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추신수.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에서 뛰게 된 그는 “20년 전 빅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품고 미국에 와 그 꿈을 이뤘다”며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 때”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부산고를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간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1652경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야구사에 ‘아시아 출신 최초·최다’ 수식어를 여러 차례 새겼다.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최초 3할-20홈런-20도루(2009년),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이 유독 빛난다. 2018년엔 한국인 야구 첫 올스타로 선정됐다. 호타준족의 잣대로 평가받는 20홈런-20도루는 3차례 달성했다. 통산 출루율이 0.377일 정도로 ‘눈 야구’를 잘해 2014년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 대형 FA 계약을 맺고 아메리칸 드림의 정점을 찍었다.
한국행은 한 달 전부터 급물살을 탔다. 작년을 끝으로 레인저스와 FA 계약이 만료된 그는 새 소속팀을 알아보고 있었다. 2020시즌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정규리그가 60경기로 줄었고 그마저도 손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못 펼쳤던 아쉬움이 짙었다. 3차례밖에 못 가봤던 포스트시즌을 더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메이저리그 8개 구단이 그에게 접촉해왔다.
신세계가 지난달 SK 인수를 발표하고 나서 훨씬 뜨거운 세레나데를 부르자 상황이 반전됐다. SK가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회의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했던 권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신세계는 민경삼 대표이사와 류선규 단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고민하던 추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이대호·윌리엄스 “반갑다 추신수”
추신수와 초등학교 때부터 한솥밥도 먹고, 경쟁 관계를 이루기도 했던 이대호(롯데)는 “신수가 꼭 한번 한국에 오고 싶어했는데 선수 생활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고 했다. 둘은 ‘유통 라이벌’로 만나 4월 3일 인천 문학야구장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맷 윌리엄스 KIA감독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코치로 재직할 때 지구(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가 같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와 자주 만났다. 그는 “추신수가 너무 잘해서 보기 싫었던 타자로 기억한다. 한국으로 온다니 우리(KIA)에게 부담을 줄 선수가 늘었다”고 웃었다. 그는 “추신수가 유독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잘 쳤다. 타격은 물론 수비도 뛰어난 환상적이었다”고 평했다. LG의 새 외국인 투수 앤드루 수아레스(29)도 “정말 엄청난 왼손 타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추신수와 3차례 맞대결한 적 있다. 3타석 2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상대적 우위였다.
부산 토박이 추신수는 외삼촌(박정태 전 롯데 코치)을 보며 야구 꿈을 키웠던 터라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꿈을 종종 드러내왔다. 하지만 류선규 SK 단장은 “추신수는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여서 규정상 1년 계약을 했을 뿐, 트레이드 등으로 (롯데로) 보낼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원형 SK 감독은 “큰 선물을 받았다.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색했다. 추신수는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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