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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남매, 나란히 풀세트 역전승

최만섭 2021. 2. 1. 05:23

현대家 남매, 나란히 풀세트 역전승

남자부 현대캐피탈, 1·2세트 진 뒤 3세트부터 허수봉 내세워 반격

송원형 기자

입력 2021.02.01 03:00

 

 

 

 

 

수봉아, 네 최고 장점이 뭔지 알아? 싱글벙글 뛰어다니는 거야. 그게 팀 분위기에 더 도움이 돼.”

최태웅(45) 현대캐피탈 감독이 31일 열린 우리카드와의 프로배구 남자부 홈경기(천안 유관순체육관) 3세트 11-11에서 허수봉(23)의 후위 공격이 우리카드 나경복(27)의 단독 블로킹에 막히자 작전 타임을 불렀다. 1·2세트를 내준 데다 출발이 좋았던 3세트마저 역전당하자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표정은 굳었지만 최 감독은 차분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주문했다.

허수봉의 공격 31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바뀐 팀 분위기가 승부 뒤집어

허수봉은 최 감독의 주문에 곧바로 화답했다. 12-12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성공한 후 코트를 빙 돌더니 빈 관중석을 향해 펄쩍 뛰며 양팔을 벌려 날갯짓을 했다. 그러고는 뒤따라오는 동료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최 감독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무릎 수술 재활 후 올 시즌 처음 선발 출전한 베테랑 문성민(35)도 공격 성공 후 코트 바닥을 두드리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득점할 때마다 함께 코트를 뛰어다니면서 ‘원 팀’이 됐고, 3·4세트를 가져왔다. 그리고 5세트마저 듀스 접전 끝에 따내며 세트 스코어 3대2(19-25 21-25 27-25 25-15 16-14) 대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0일에도 우리카드를 만나 세트 스코어 0-2로 뒤지다 3대2로 뒤집은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으며 올 시즌 4위 우리카드(승점 42·14승12패)에 상대 전적 4승1패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챔피언결정전에서 4차례 우승한 전통의 명가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리빌딩 중이다. 이날 승리에도 승점 27(10승16패)로 5위인 한국전력(승점 39·12승13패)에 승점 12 뒤진 6위다. 현대캐피탈 리빌딩 중심엔 작년 11월 말 상무에서 전역 후 복귀한 허수봉이 있다. 허수봉은 이날 센터로 선발 출전해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가며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13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64.7%)은 전역 후 뛴 16경기 중 가장 높았다. 최 감독은 “계속 멀티플레이어로 키울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등의 활약으로 최근 10경기 6승4패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허수봉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선수들 간 사인이 맞지 않았는데 3세트부터 세리머니를 많이 하며 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며 “감독님 말씀처럼 웃고 뛰어다닐 때 경기력이 더 올라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즐겁게 뛰겠다”고 말했다.

 

女 6위 현대건설도 흥국 잡아

이날 여자부에서도 현대가(家)인 현대건설(6위·승점 20·7승15패)이 수원 홈에서 1위 흥국생명(승점 50·17승4패)을 세트 스코어 3대2(23-25 25-22 19-25 25-23 15-10)로 누르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여자부 최하위인 현대건설은 작년 12월에도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을 꺾었다. 올 시즌 거둔 7승 중 2승이 배구 여제 김연경과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뛰는 ‘절대 강자’ 흥국생명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외국인 선수 헬렌 루소가 30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양효진과 정지윤이 각각 19점, 14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양팀 최다인 31득점, 김연경이 23득점했지만 5연승을 끝내고 올 시즌 네 번째 패배를 당했다.

 

송원형 기자

 

200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기동취재팀과 법조팀, 디지털뉴스부, 산업1부 등을 거쳐 현재 스포츠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기사를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