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농수산시장서 코로나 쇼크… 제2 우한 우려
조선일보
유지한 기자 입력 2020.06.15 03:00
[코로나 팬데믹] 하루 5만명 찾는 신파디 도매시장, 4일간 51명 확진… 급속 확산
14일 중국 베이징 펑타이(豐臺)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 약 4㎞ 시장 둘레를 경찰이 50여m 간격으로 지키고 있었다. 시장 출입구에는 철제 펜스와 가림막이 설치됐고 중요 시설 경비에 투입되는 군(軍) 소속 무장경찰이 배치됐다. 코로나 환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베이징 채소·과일의 70~90%를 공급하던 신파디 시장이 13일 오전 3시 폐쇄됐다.
베이징시는 14일 하루 2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전에는 "신파디 시장에서 일하는 27명과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9명 등 총 36명이 13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저녁 기자회견 때는 "14일 오전 0~7시까지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자가 8명 추가됐다"고 했다. 지난 11일 이후 베이징에서 나온 코로나 환자 51명은 모두 시장 직원, 손님 등 신파디 시장과 관련된 것으로 베이징 보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펑타이구 화샹(花鄕) 지역은 이날 중국 유일의 코로나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됐다.
신파디 시장 출입구 봉쇄하는 중국 경찰 - 13일 중국 경찰들이 베이징 남부 펑타이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일하는 27명과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9명 등 총 36명이 13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신파디 시장은 이날 오전 3시부터 영업이 중단됐다. 14일에는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자가 8명 추가됐다. /AFP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이 코로나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국제선 항공편을 다른 도시에 착륙시킬 정도로 베이징 방역에 공을 들여왔다. 4월 16일부터 56일간 환자가 안 나와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 56세 남성이 지난 1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같은 시장에서 환자가 쏟아져나온 것이다. 베이징시는 "비상 상황"이라며 시장 인근 주택 단지에 대해 주민·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전시(戰時) 수준의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또 "5월 30일 이후 신파디 시장을 간 적이 있는 사람은 즉시 당국에 신고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13일 중국 전역에서는 베이징을 포함해 확진자 57명과 무증상 감염자(코로나 양성이지만 증상이 없는 환자) 19명이 나왔다.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 4월 13일 이후 두 달 만의 최대다.
중국 언론이 '2차 유행'을 걱정하는 것은 코로나가 재확산한 곳이 베이징의 대형 도매시장이기 때문이다. 신파디 시장은 천안문에서 직선거리로 11㎞ 남서쪽에 있다. 면적은 1013만㎡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도매시장보다 2배 넓다. 채소·과일뿐만 아니라 베이징시에 공급되는 육류의 15~20%가 이곳을 거친다. 하루 5만명이 시장을 찾았다고 한다. 화난수산물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 환자가 급속히 퍼졌던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처럼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베이징 전역으로 코로나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신파디 시장 등에서 수집한 표본 5424개 가운데 40개에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외국산 연어를 자르던 도마도 있었다. 장위시(張玉璽) 신파디 시장 대표는 지난 12일 중국 매체 신경보 인터뷰에서 "연어는 징선(京深) 해산물 시장에서 가져왔다"며 "연어를 관리했던 9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신파디 시장에서 동쪽으로 6㎞ 떨어진 징선 시장도 현재 폐쇄된 상태다.
수입 연어가 유통 과정에서 오염된 것인지, 도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베이징 주요 수퍼마켓은 외국산 연어 판매를 중단했고, 소비자들의 구매 취소도 이어졌다. 장시(江西)성은 연어를 비롯한 수입 수산물의 판매·가공을 일시 중단하라고 각 시에 긴급 통보했다. 김재홍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한국수의정책포럼 상임대표)는 "일반적인 경우 포유류에서 수생생물(어류)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는 없다"며 "감염이 되려면 숙주에서 바이러스가 붙는 수용체가 같아야 하는데 종이 다른 경우는 수용체도 다르다"고 했다. 김 교수는 "수산 시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면 물고기가 감염된 것이라기보다는 감염된 사람의 손을 거쳐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데다 신파디 시장 폐쇄로 불안감이 높아지자 일부 베이징 시민은 생필품을 미리 사두기 위해 집 근처 수퍼마켓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수퍼마켓 채소와 과일 코너가 텅 빈 모습이 중국 매체에 보도됐다. 베이징 주변 도시들은 이날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베이징에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5/20200615000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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